얌 브랜드와 MF계약 체결 후 한국 시장 본격 공략
아시아 최초 ‘바’ 도입…3000원대 타코 가성비 전략
내년 ‘치폴레’와 경쟁 구도…“멕시칸 푸드 확장 기여”
“사실 국내에서 멕시칸 푸드는 대중적으로 선택받지 못한 카테고리였죠. 아직 태동기라 생각합니다. 타코벨이 전체 시장을 키우는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글로벌 멕시칸 패스트푸드 브랜드 ‘타코벨’이 국내 운영사로 KFC코리아를 택하고 한국 시장 재공략에 나선다. 15일 오후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에 위치한 ‘타코벨 더강남’ 오픈 기자간담회에서 신호상 KFC코리아 대표는 “‘영(Young)’한 이미지의 바(Bar) 콘셉트를 앞세워 멕시칸 카테고리를 확장해나가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1991년 한국에 첫 진출한 타코벨은 그간 큰 성공을 거두진 못했다. 높은 가격, 이질적인 맛, 애매한 포지션 등을 이유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사업자만 세 차례 바뀌었다. 1990년대 철수한 뒤 2014년 캘리스코를 파트너로 삼아 운영을 이어왔으나 매장 수는 10여개 수준에 머물렀다. 이에 타코벨 모회사인 얌 브랜드(Yum! Brands)는 기존 매장은 캘리스코가 맡되 지난 4월 KFC코리아와 마스터 프랜차이즈(MF) 계약을 맺고 복수 사업자 체제로 새로운 현지화 전략을 추진했다.

오는 17일 공식적으로 문을 여는 타코벨 더강남이 첫 시작이다. 젊은 층 유동 인구가 많은 강남역 먹자골목으로 위치를 선정했다. 실제 이날 매장에 들어서자 브랜드 아이덴티티인 퍼플 컬러와 네온 라이트를 활용해 힙하고 트렌디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한쪽 벽면에는 브랜드 슬로건인 ‘Live Más’가 크게 새겨져 있었다. ‘먹고 놀자’는 의미로, 모든 것을 경험하고 즐기며 더 젊고 자유로운 문화를 확장하자는 함의가 담겼다.
기존 매장과 가장 차별화되는 점은 ‘풀 바(Full Bar)’ 도입이다. 아시아 최초로 주류와 안주를 즐길 수 있는 바 콘셉트를 매장에 적용했다. 낮에는 타코, 퀘사디아, 부리또 등 식사 중심의 메뉴를 판매하고 저녁에는 다채로운 조명과 음악이 어우러진 공간으로 변신, 퇴근길 직장인과 2030 세대를 겨냥해 주류와 야식 위주로 운영한다.

타코벨의 정체성은 살리되 한국 입맛을 공략하기 위해 메뉴 개발 과정에서 우여곡절도 있었다. 전영욱 KFC코리아 R&D센터 팀장은 “어떻게 맛의 밸런스를 맞출지 어려웠다”며 “국내외 인기 있는 타코 매장을 수없이 찾아다니며 소비자들이 원하는 맛의 포인트를 분석했고, 글로벌 타코벨 매장을 직접 방문해 글로벌 기준과 트렌드를 확인한 뒤 이를 토대로 현지화 전략을 세웠다”고 설명했다. 국내 소비자가 선호하는 감칠맛과 매콤함을 살리기 위해 소스도 따로 개발했다.
타코벨의 시그니처 메뉴인 ‘크런치 타코’와 ‘크런치랩 슈프림’ 등은 리뉴얼 출시하고, ‘베지 타코’ 등 한국에서만 판매하는 메뉴도 준비했다. ‘크리스피 치킨 라인업’과 ‘나초 프라이즈’, ‘츄러스’ 등 신메뉴도 출시한다. 새롭게 선보이는 하이볼 4종 등 주류 메뉴는 타코벨 음식과의 페어링을 고려해 개발했다. 한종수 KFC코리아 타코벨 사업 본부장은 “글로벌 타코벨 메뉴 이외에 앞으로 ‘치즈’, ‘크런치’, ‘스파이시’, ‘소스’라는 네 가지 핵심 가치를 바탕으로 한국 소비자만을 위한 메뉴를 개발해 순차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라며 “내달 중 ‘알코올 프리즈’ 메뉴도 추가로 출시하는 등 주류 라인업도 강화해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타코가 ‘한 끼 식사로 즐기기에 충분하다’는 인식을 확대하기 위해 가격대도 합리적으로 설정했다. 타코는 3000원대부터, 음료를 포함한 세트 메뉴 가격은 7000~8000원대로 구성했다. 점심에는 타코·브리또·사이드·음료가 함께 구성된 런치 세트를 마련했다. 저녁에는 2인 2만원대로 안주와 술을 즐길 수 있도록 준비해 강남 상권 대비 저렴한 가격 경쟁력을 내세웠다.
KFC코리아는 더강남점을 포함해 연내 3개 매장을 출점하고, 5년 내 40개 매장 출점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강남 등 특별 상권에는 바 형태 매장을, 일반 상권에는 기존 타코벨 매장과 유사한 방식으로 운영해 차별화를 둘 예정이다.

신 대표는 “술과 음식이 결합한 매장 모델은 KFC 압구정 로데오점을 통해 충분히 학습했고, 성공을 거뒀다”며 “새로운 콘셉트의 매장을 내세워 지금까지 타코벨이라는 브랜드가 보여주지 못했던 새로운 변화를 보여드릴 것”이라고 자신했다.
미국 멕시칸 프랜차이즈 ‘치폴레’가 SPC그룹 손을 잡고 내년 국내에 진출하는 데 대해선 “치폴레가 들어오면 저희를 포함한 전체 멕시칸 카테고리 입장에선 반갑다. 시장이 커지는 데 윤활유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 KFC코리아가 공격적으로 사업에 투자하면서 국내 멕시칸 카테고리 자체를 확장하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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