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연 국민통합위원장이 15일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 “더불어민주당 논리로 집권했지만 국정운영은 그 집권 논리로만 할 수 없다”며 ‘통합의 리더십’을 요구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말(馬) 위에서 천하를 얻었다고 해서 말 위에서 통치할 수는 없다’는 사마천 ‘사기’ 열전을 인용해 “이제는 말 위에서 내려 전체 국민을 아우르고 함께 가는 모두의 대통령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름과 차이를 인정하고 존중하면서 공존과 번영을 위해 함께 가는 것이 통합”이라며 “현 정부를 지지하지 않더라도 함께 갈 수 있는 길을 찾을 것”이라고 했다.

이명박 정부 법제처장 출신인 이 위원장은 헌법 전문가이자 중도 보수 인사로 꼽힌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이 위원장에게 위촉장을 전달했다.
이 위원장은 “분열과 갈등은 정치, 지역을 넘어 세대, 계층, 젠더 등 다양한 분야에서 나타나고 있고, 이로 인해 대한민국 사회를 지탱해 온 최소한의 공동체적 연대마저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러한 갈등과 분열을 해소하지 못하면 국민 모두가 행복한 대한민국의 길은 요원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위원장은 국민통합이 이재명정부의 ‘국정 제1과제’가 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민생 경제 회복도, 냉혹한 국제사회의 신질서에 대한 대처도, 튼튼한 국가 안보도 국민통합이 전제되고 그 바탕에서 이뤄져야만 가능하다”며 “관용과 진실, 자제에 입각한 공동체 정신을 회복하고 이를 이끌어갈 통합의 리더십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현 정부와 생각이 다르고 이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았던 국민이라도 함께 갈 수 있는 길을 찾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그는 “국민통합은 개개 국민의 생각과 행동을 어떤 특정의 틀에 묶어놓고 같이 가는 것이 아니다”며 “각자가 지닌 ‘다름’과 ‘차이’를 인정하고 존중하면서 공존과 번영을 위해 함께 가는 것”이라고 했다.
이 위원장은 헌법의 기본가치를 바로 세우기 위한 노력도 주문했다. 이 위원장은 “다양한 이념과 가치관을 지닌 대한민국 국민이 합의할 수 있는 기본텍스트는 바로 헌법”이라며 “헌법 정신을 통해 공동체적 연대를 회복하고 사회 갈등을 치유함으로써 공통의 가치와 규범을 공유하고 이를 바탕으로 사회구성원들이 서로 존중하고 협력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이 위원장은 국민과 각계각층의 의견을 폭넓게 듣고, 이를 이 대통령한테 건의·자문하는 등 국민통합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쳐나갈 계획이다. 이 위원장은 “갈등 현장과 소외된 그늘에서 울려 나오는 생생한 목소리를 경청해 이를 대통령께 건의하고 자문함으로써 그들의 목소리가 국정 전 분야에 반영될 수 있도록 소임을 다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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