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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기술 분야 中 젊은 과학자들, 잇따른 사망… 실적 스트레스 조명

입력 : 2025-09-15 16:07:30 수정 : 2025-09-15 17:24:24
윤성연 기자 ys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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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과학자들 중국 귀환
무자비한 학계 시스템 지적

중국이 첨단기술 분야의 발전을 강도높게 추진하는 가운데 실적 압박에 내몰린 과학자들이 잇달아 안타까운 선택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캡처

 

1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지난달 4일 중국저장대의 생물 시스템공학 및 식품과학대학 소속의 과학자인 두둥둥(35) 교수가 추락사로 숨졌다. 중국 당국은 구체적인 사인을 밝히지 않고 있으나 언론매체들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한다.

 

두 교수는 과일·채소 수확용 농업 로봇과 생체 모방 소프트 로봇 분야를 연구해왔으며 박사과정 지도교수였다고 이들 매체는 전했다.

 

아울러 같은 달 광둥성에 있는 광둥이스라엘이공학원의 황카이(41) 부교수도 추락사했다. 그는 베이징대를 졸업하고 캐나다 토론토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뒤 현지에서 교수 생활을 했다. 독일 막스 플랑크 학회 프리츠 하버 연구소에서 근무하다가 중국 당국의 인재 영입으로 귀국했던 과학자였다고 한다.

 

비슷한 시기에 난징대 지속가능에너지자원학부의 둥쓰자(33) 조교수도 세상과 등졌다. 둥 교수는 심해 연구 분야에서 국제적으로 촉망받던 과학자로, 2년 전에 귀국해 난징대에서 국가 차원의 프로젝트를 주도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둥 교수에 사망에 대해 난징대 측은 확인이나 논평을 하지 않고 있다고 SCMP는 전했다.  

 

이 신문은 저명하고 젊은 과학자 3명의 사망을 계기로 첨단기술 분야 연구진을 한계 상황으로 몰아넣는 중국 당국과 학계의 첨단기술 경쟁 드라이브와 실적 압박에 대한 비판이 고조된다고 짚었다.

 

중국은 2008년부터 첨단 과학기술 육성 차원에서 해외 인재 양성 국가 프로젝트인 ‘천인계획'(千人計劃)’을 강행했다. 이후 조 바이든과 도널드 트럼프 1·2기 행정부 때 중국에 첨단기술 수출 제한의 고삐를 바짝 죄자 중국은 유럽과 미국에서 활동 중인 중국인 과학자들에게 특별 대우를 하는 조건으로 귀국을 종용해왔다. 이런 정책은 시진핑 국가주석 주도로 이뤄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1997년 7300명 수준이던 중국 내 박사학위 소지자는 2019년에 10만명을 넘어섰을 정도로 급격하게 늘었다.

 

SCMP는 지난 5월 발간된 예방의학 보고서 연구를 인용해 “중국에서 지난 수십 년간 자살률이 전반적으로 감소한 것과는 대조적으로 학계 연구자들의 자살률이 걱정스럽게 증가해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해당 연구를 보면 대부분 사례가 과학 및 공학 프로그램 분야의 젊은 연구진이 실적 압박을 견디지 못해 벌어진 일이었다”고 덧붙였다.

 

이어 “‘위로 오르거나 나가거나(Up or Out)’ 해야 하는 실적 경쟁이 뛰어난 젊은 과학자들을 죽음으로 몬다”면서 “이는 중국의 무자비한 학계 시스템을 드러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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