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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으며 악수한 與 투톱… “부부도 티격태격” “차돌같은 원팀”

입력 : 2025-09-14 20:52:55 수정 : 2025-09-14 22:51:26
김나현 기자 lapiz@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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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정대 만찬서 갈등 봉합 시도

특검법 합의안 파기 불협화음 해소
與 “당정대, 항상 긴밀히 소통·화합”
정청래 “최종 책임 당대표에 있어”
당원 중심 기조, 엇박자 불씨 우려

강성층 입김에 여야 협치는 벼랑 끝
윤리특위 구성안 鄭 제지로 ‘스톱’
여야 민생경제협의체도 진척 없어

더불어민주당 정청래·김병기 ‘투톱 리더십’이 특검법 개정안 처리 과정에서 파열음이 터져 나오자 당 안팎에서 당정대(더불어민주당·정부·대통령실) 고위급 만찬 회동 등을 통해 갈등 봉합에 나섰다. 다만 여야 합의가 하루 만에 뒤집히는 과정을 통해 강성 지지층의 거센 입김이 다시 한번 확인되며 여야 협치가 벼랑 끝에 몰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통령실과 국무총리·민주당 지도부는 14일 오후 김민석 국무총리 주재로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 공관에서 만찬을 겸해 비공개 회동을 가졌다. 대통령실에선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과 우상호 정무수석, 당에서는 정청래 대표와 김병기 원내대표가 참석했다. 이달 25일 처리가 예정된 정부조직법 개정안 등의 세부 입법사항을 조율하기 위해 김 총리가 마련한 자리였지만, 사실상 민주당 당 지도부와 원내 지도부 간 불협화음을 잠재우기 위한 긴급 회동이라는 데 무게가 실린다.

앙금 풀렸을까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김병기 원내대표가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 공관에서 열린 당정대 고위급 만찬회동에서 기념촬영 후 악수를 하며 웃고 있다. 왼쪽부터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 김민석 국무총리, 정 대표, 김 원내대표,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 이제원 선임기자

이날 회동에 참석한 정 대표와 김 원내대표는 밝게 웃으며 악수했고, 만찬용 원탁 테이블에선 정 대표와 김 원내대표가 나란히 앉아 대화를 나눴다. 김 원내대표는 “부부나 형제가 다 싸운다”며 “티격태격하는 거지, 아무것도 없는 게 위험한 것”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정 대표는 페이스북에 이날 회동을 언급하며 “당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최종책임은 당대표에 있다”며 “당정대는 완전한 내란종식, 이재명정부의 성공, 한 방향을 보고 찰떡같이 뭉쳐 차돌처럼 단단하게 원팀-원보이스로 간다”며 논란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민주당은 만찬 직후 “당정대는 항상 긴밀하게 소통하고 화합하며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면서 “동시에 당정대는 정국 현안에 대해 긴밀한 논의를 이어갈 것”이라는 입장을 냈다.

 

당정대가 전면에 나서 ‘원팀·원보이스’ 기조를 내세우며 당 내홍 수습에 나섰지만, 여진이 이어질 가능성은 여전하다.

 

‘당원 주권 시대’를 천명한 정 대표가 여야 합의를 뒤집은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정 대표는 지난 8월 취임 직후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윤리특위) 위원수를 동수로 구성하기로 한 여야 합의안을 멈춰 세운 바 있다. 22대 국회 출범 이후 1년 2개월간 표류하던 특위 구성을 여야가 가까스로 합의하고 본회의 상정을 앞둔 시점에서 ‘여야 동수 구성’에 대한 강성 지지층의 반발이 심화하자 정 대표가 제동을 건 것이다. 이후 윤리특위 구성은 별다른 진척을 보이지 않고, 다수의 국회의원 징계안 등에 대한 논의는 답보 상태다. 정 대표의 중단 지시로 당시에도 강성 지지층의 화살은 김 원내대표 등 원내 지도부에 쏟아졌다.

 

이번 특검법 여야 합의 과정에서도 원내 지도부는 금융감독위 설치 등 정부조직법 통과를 위해 여야 합의를 추진했지만, 정 대표가 강성 지지층의 반발을 수렴해 원내 합의에 제동을 건 모양새였다. 당정대 합심으로 지도부 간 갈등은 봉합 수순에 접어들었지만, 향후 정 대표의 ‘당원 중심 정당’ 기조와 원내 지도부의 협상 전략에 엇박자 가능성은 잠재해 있는 셈이다.

 

국회 합의가 강성 지지층의 반발로 무력화되는 과정이 그대로 드러나며, 여야 강대강 대치 국면도 심화할 전망이다. 실제 이 대통령과 여야 대표 오찬 회동 이후 출범하기로 한 민생경제협의체는 진척이 없다. 국민의힘은 장외 투쟁에 나성 채비를 하고 있고, 민주당은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의 ‘노상원 수첩 망언 논란’을 두고 사과를 요구하며 협의체는 출범도 못 한 채 좌초될 위기다. 한 원내 관계자는 “대통령도 협치를 당부했는데, 열성 지지층 사이에선 야당과 대화만 해도 ‘수박(비이재명계 지칭하는 멸칭)’이나 ‘배신자’ 소리가 나온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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