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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AI 유니콘 사관학교’로 나선다

입력 : 2025-09-13 08:00:00 수정 : 2025-09-13 07:17:27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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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손잡고 1500억 펀드 조성…“제2의 쿠팡, 우리가 키운다”

국내 첫 유니콘 기업에서 글로벌 상장사로 도약한 쿠팡이 차세대 AI(인공지능) 유니콘 기업을 키우기 위한 대규모 투자에 나섰다. AI 기반 물류·커머스 혁신을 바탕으로 성장한 쿠팡이, 이제는 ‘후배 유니콘’을 키우는 산업 육성자(인큐베이터)로 나서는 셈이다.

 

쿠팡 제공

1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11일 정부와 함께 1500억원 규모의 AI 스타트업 투자 펀드를 조성하고, 이 중 750억원을 직접 출자한다. 이번 펀드는 정부의 ‘넥스트 유니콘 프로젝트’ 중 하나로, 인공지능 기반의 딥테크 스타트업을 창업부터 스케일업까지 전주기적으로 지원하는 정책적 펀드다.

 

◆“6조원 물류 AI 투자, 이제는 산업 환원할 때”

 

쿠팡은 이번 투자를 통해 그간 자사에 집중해왔던 AI 기술력과 물류 인프라 노하우를 산업 전체로 확장하겠다는 계획이다.

 

2014년 국내 최초의 유니콘 기업으로 이름을 올린 쿠팡은 로켓배송의 전면 도입과 함께 AI·머신러닝 기술을 물류 운영에 접목해 주목받아왔다.

 

이후 약 6조원 이상의 누적 투자를 통해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2021년), 대만 진출(2022년), 클라우드 시장 진입 등으로 글로벌 무대에서도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쿠팡 측은 “그동안의 AI 물류 혁신과 기술적 자산을 바탕으로, 이제는 국내 AI 생태계에 직접적인 투자로 보답할 시점”이라며 “스타트업이 유니콘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기술·시장·네트워크 측면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정부와 매칭 출자…1500억 펀드, 140개 AI 스타트업 키운다

 

이번 펀드는 쿠팡이 출자한 750억원에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모태펀드의 매칭 출자(750억)가 더해진 구조다. 총 1500억원 규모로 조성되는 ‘알파코리아소버린AI펀드’는 벤처캐피탈 SBVA가 운용사(GP)를 맡고, 약 140개 AI 유망 기업에 평균 10억원 이상의 투자가 집행될 예정이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제1호 유니콘 기업인 쿠팡이 후배 유니콘 육성을 위해 대규모 민간 자본을 투입했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며 “정부가 주도하는 AI 3대 강국 실현의 흐름에 큰 동력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국은 아직 ‘AI 유니콘 불모지’…쿠팡이 바꾸는 판

 

이번 투자의 배경에는 AI 유니콘 기업 육성에 대한 국내 생태계의 절박함도 깔려 있다. 시장조사업체 CB인사이트에 따르면 글로벌 AI 유니콘 기업 수는 498개에 달하는 반면 한국은 여전히 초기 단계에 머물고 있다.

 

AI 산업 규모는 폭발적으로 성장 중이다. 프리시던스 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AI 시장 규모는 2025년 약 1033조원(7575억달러)에서 2034년에는 무려 5020조원(3조6804억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AI 기반의 국산 스타트업이 유니콘으로 성장해 해외 시장에 진출할 경우 기회는 무궁무진하다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수많은 AI 유망 기업이 자금과 네트워크, 노하우 부족으로 스케일업에 실패하고 있는 현실에서 쿠팡이 가진 글로벌 상장 경험과 AI 물류 기술력은 후배 기업들에게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쿠팡이 쌓아온 ‘AI 무기’, 후배 기업에 전수한다

 

쿠팡은 단순한 자본 투자를 넘어 AI 기반 혁신을 위한 기술 공유·시장 진출 지원·전문 인력 네트워크 연계 등 다각적인 방식을 통해 스타트업의 성장을 돕겠다는 방침이다.

 

현재 쿠팡은 AI 기반 주문 예측 시스템, 자동화 물류센터, 풀필먼트 운영 알고리즘 등에서 독보적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 자체 개발한 AI 기술 관련 보유 특허는 2100건에 달하며, 2019년(160건) 대비 13배 이상 증가했다.

 

올해 초엔 미국 렉시스넥시스가 선정한 ‘글로벌 100대 혁신기업’에 이름을 올리며, 메타·알파벳 등과 함께 글로벌 기술 기업 반열에 올랐다.

 

쿠팡의 AI 개발 인력은 국내는 물론 실리콘밸리와 인도에까지 분산되어 있다. 2300만명 이상의 고객을 기반으로 데이터 기반 AI 실증 환경도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제2의 쿠팡 키우겠다”…산업 생태계 육성에 본격 나선다

 

박대준 쿠팡 대표이사는 “쿠팡은 단순한 유통기업이 아닌, 기술 기반 혁신기업으로서 글로벌 시장과 경쟁할 준비를 하고 있다”며 “이번 AI 스타트업 투자도, 대한민국 기술 생태계에 기여하려는 쿠팡의 새로운 역할”이라고 밝혔다.

 

이어 “쿠팡이 첫 유니콘으로서 겪었던 수많은 시행착오와 성장을 후배 기업들과 나누겠다”며, “이번 투자가 제2, 제3의 쿠팡을 만드는 발판이 될 수 있도록 모든 자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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