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심 넥타이’ 매고 농담 건네
“제 아들도 가짜뉴스에 피해”
金여사 역할엔 “조금 더 고민”
이재명 대통령의 취임 100일 기자회견은 애초 예정된 90분을 훌쩍 넘겨 2시간30분가량 진행됐다.

이 대통령은 11일 기자회견에서 모두 22개의 질문을 받고 국정운영 방향과 그간의 소회를 밝혔다. 오전 10시에 시작된 기자회견이 종료 예정된 시간인 11시30분을 넘겨 정오를 향하자 사회를 맡은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이 수차례 ‘마지막 질문’을 유도했지만, 이 대통령은 “시간이 허락하는 만큼 최대한 질문을 받겠다”며 회견을 이어갔다.
이날 회견은 민생·경제 분야에서 5건, 정치·외교·안보 분야에서 6건, 사회·문화·기타 분야에서 11건의 질문이 나왔다. 명함을 추첨하는 방식과 기자들이 손들고 대통령이 지목하는 방식 등을 통해 내·외신과 지역언론, 독립언론 기자에게 질문기회가 비교적 고르게 배분됐다.

이 대통령은 이날 흰색 넥타이를 매고 기자회견장에 들어섰다. 지난달 15일 국민임명식 때 맨 넥타이로 ‘초심을 잃지 않겠다’는 의미라고 대통령실은 설명했다.
‘회복을 위한 100일, 미래를 위한 성장’이라는 제목으로 준비된 이날 회견은 정부 출범 후 지금까지의 성과를 요약한 2분짜리 영상으로 시작됐다. 이 대통령은 질문을 받기에 앞서 5분가량 모두발언을 하고, 기자들이 박수를 치자 “언론인들이 박수치기 부담스럽죠? 치지 마세요. 엄청 불편해하시는 것 같은데 아무도 시키지 않았다”고 농담을 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속내를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언론중재법과 관련한 질문에 답하던 도중 “우리 아들이 멀쩡하게 직장 다니고 있는데, 무슨 화천대유 취직했다고 대서특필하는 바람에 아직까지도 직장을 못 얻고 있다”면서 “그게 뭔 짓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통령은 대형 참사 피해 유가족을 대책을 언급하다가는 “내가 그쪽 정권을 비난하려고 하는 팩트 왜곡은 아니다”면서도 “대형 참사가 발생하는 게 몇 가지 특성이 있는데 소위 보수 정권에서 주로 발생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부인 김혜경 여사의 역할에 대한 질문에는 “무지하게 조심스러운 주제다. 제가 요새 조마조마하다”고 답했다. 이어 “우리 국민들 일부에게는 약간의 위안이 되거나 뭐 그런 도움이 되는 측면도 있는 것 같다”며 “뭘 했으면 좋을지 조금 더 고민해 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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