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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강경파에 휘둘려 원내대표 합의 하루 만에 파기한 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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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9-11 22:53:16 수정 : 2025-09-11 22:5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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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왼쪽)와 김병기 원내대표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각각 비공개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이 3대(내란·김건희·해병) 특별검사법 개정안 처리에 관한 국민의힘과의 합의를 어제 전격 파기했다. 여야 원내대표가 그제 만나 특검 수사 기간을 연장하지 않기로 약속한 지 고작 하루 만이다. 한국 정치가 아무리 후진적이지만, 여야 간 합의를 이렇게 뒤집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정기국회에 내년도 예산안 심의·처리 등 현안이 쌓여 있으나 여야 충돌로 파행이 불가피해졌다. 모든 책임은 합의를 깬 민주당 지도부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여야 원내대표 간에 합의가 성사된 뒤 돌연 태도를 바꿔 “협상안은 제가 수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특검법 개정안은 핵심 중 핵심이 기간 연장이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들었으나 구차한 변명으로 들릴 뿐이다. 오죽하면 김병기 원내대표가 어제 기자들과 만나 “정청래한테 공개 사과하라고 하라”는 거친 언사를 쏟아냈겠는가. 특검 수사 기간 연장이 빠진 개정안에 여권 내 강경파가 거세게 반발하자 정 대표가 뒤늦게 꼬리를 내리고 원내 지도부 측에 책임을 떠민 것 아닌가.

어제 이재명 대통령 취임 100일을 맞아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 대통령이 보인 태도 또한 실망스럽다. 여야 특검법 개정안 합의 파기에 관해 묻는 질문에 이 대통령은 ‘내란의 진실을 규명해 엄정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취지로 말하며 “저는 그런 걸(수사 기간 연장 제외) 원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여야 원내대표 간 약속이 무슨 애들 장난도 아니고 하루 만에 손바닥 뒤집듯 무효화했는데 이것을 제대로 된 의회 정치라고 부를 수 있겠는가. 이 대통령이 표방한 ‘통합 국정’의 취지와도 전혀 맞지 않는다.

현 정부 들어 대통령의 여야 협치 당부가 정작 민주당에 의해 노골적으로 무시당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당·정·대 모두 여당 내 강경파의 눈치만 보며 그 입김에 휘둘리는 비정상적 행태와 무관치 않을 것이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에 ‘내란 세력과의 절연’을 요구하기 전 스스로의 모습은 어떤지 자문하고 성찰함이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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