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치 파악 어려워 상당 시간 소요
최신 정밀탐색기도 제기능 못해
피의자 체포… 영장 신청 방침
서울 관악구 조원동 한 가맹 피자가게에서 최근 일어난 살인사건 당시 경찰이 최초 출동 지령 시각으로부터 20분이 지나서야 가게에 도착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사건으로 지역경찰 7명, 강력팀 5명, 기동순찰대 15명 등 경력 40명이 출동했고, 최근 개발한 장비까지 동원됐지만 현장을 찾는 데 적잖은 시간이 소요되면서 늦장 대응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10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양부남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이 사건 상황보고서를 보면 경찰은 지난 3일 오전 10시51분 최초 신고를 접수하고 곧바로 출동 지령을 내렸다. 경찰은 이로부터 20분 지난 오전 11시11분 사건이 벌어진 피자가게에 도착했다. 신고 3분 만에 인근에 도착했지만 신고자로부터 주소를 듣지 못한 탓에 위치값을 조회하는 등 현장을 찾는 데 시간이 소요됐다. 경찰은 구조 대상자 수색을 위해 2021년 개발해 보급한 ‘정밀탐색기’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에는 “사건 접수 직후 정밀탐색기를 확인했으나 N(신호없음)으로 확인”이라고 기재됐다.
결국 경찰은 내부에 있던 남성이 직접 문을 열어줘 진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남성이 피의자인 40대 피자가게 사장 A씨인지 피해자 중 한 명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보고서에는 “오전 11시36분 사장 여자친구가 문을 열려고 했지만 비밀번호가 기억나지 않아 열지 못하고 있던 중 내부에 있던 남성이 문을 열어 내부 확인한 바 주방 쪽에 부상자 쓰려져 있는 상황”이라고 기재됐다. A씨는 현장에 출동한 경찰에 ‘인테리어와 관련해 시비를 벌이다 3명을 칼로 찔렀다’고 진술했다. 다만 사건 경위에 대해선 생각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이날 오전 병원에서 퇴원한 A씨에 대한 체포영장을 집행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가게 타일과 누수 등을 두고 피해자들과 갈등을 빚어왔다며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피자가게에서 본사 직원 B(49)씨, 인테리어 업자이자 부녀 사이인 C(60)씨와 D(32)씨 등 3명을 주방에 있던 흉기로 공격해 살해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범행 경위에 대해 면밀하게 조사한 후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