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 손흥민 원톱·스리백 재점검 나설 듯
이강인·배준호, 이재성 공백 지우기 특명
손흥민 출격 땐 ‘韓 국대 최다출전’ 타이
EPL 베테랑 공격수 히메네스 막아야
수비 이끄는 김민재, 무실점 각오 다져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에 앞서 난적 미국과의 평가전을 승리로 장식하며 자신감을 얻은 한국 축구대표팀이 북중미 강호 멕시코와 만난다. 홍명보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미국전에서 효과를 봤던 ‘스리백’과 주장 손흥민을 공격 선봉에 세우는 ‘손톱’ 카드를 다시 꺼내들 것으로 보인다.
대표팀은 한국시간으로 10일 오전 10시30분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 지오디스파크에서 멕시코와 평가전을 치른다. 당초 오전 10시에 시작하기로 했던 경기는 멕시코 측이 관중 입장 시간과 중계방송 일정 등을 고려해 달라고 요청해 30분 연기됐다.

미국, 캐나다와 함께 북중미 월드컵을 공동 개최하는 멕시코는 FIFA 랭킹이 13위로 미국(15위)보다 두 계단 높은 강팀이다. 한국(23위)은 멕시코와 역대 전적에서 4승2무8패로 열세다. 멕시코는 최근 북중미카리브해축구연맹(CONCACAF) 골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등 상승세다. 한국 대표팀이 가장 주의해야 할 대상은 베테랑 공격수 라울 히메네스(풀럼)다. 190㎝ 큰 키에 다양한 기술을 갖춰 만능형 공격수로 평가받는 히메네스는 세 차례 월드컵을 포함해 A매치 117경기에 나서 43골을 터트렸다. 우리 선수들은 개인기가 좋은 상대 선수들뿐 아니라 멕시코 응원단의 열기에도 맞서야 한다. 경기가 열리는 내슈빌은 멕시코 출신 주민 비중이 높은 지역이라 멕시코 홈구장을 방불케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홍 감독은 “멕시코 분이 많이 오실 것으로 보여 저희로서는 어려운 원정경기 느낌을 받을 것”이라며 “어린 선수들이 강팀과 원정경기를 치르는 경험을 쌓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경기의 관건은 히메네스를 앞세운 멕시코의 예봉을 어떻게 꺾느냐다. 멕시코는 최근 세 차례 한국과 맞대결에서 9득점이나 기록할 만큼 공격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홍 감독은 ‘월드컵 플랜A’로 구상 중인 스리백 전술을 장착해 맞설 전망이다. 그는 “스리백을 가동했을 때 선수들이 잘해줬다”며 “상황에 따라 포백으로 전환하는 등 단단하고 유연한 전술을 운영하겠다”고 예고했다.
미국전에서 무실점을 이끌었던 수비수 김민재(뮌헨)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김민재는 “소속팀에서 스리백과 포백 모두 경험해 봤다”며 “제가 스리백 중 가운데 서서 앞에 있는 선수들보다 커버를 더 많이 해주는 역할을 맡고 있기 때문에 이런 점을 생각하며 경기를 준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김민재는 이어 “멕시코 공격수들은 피지컬과 개인 기량이 좋고 스피드도 뛰어나기 때문에 한국 공격 선수들도 수비가담이 필요하다”며 “수비 쪽에서도 한 명이 나가면 뒤로 뛰는 선수들이 잘 커버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성(마인츠)이 햄스트링 부상으로 빠지게 돼 선발진에 변화가 예상된다. 홍 감독은 미국전에서 효과를 봤던 손흥민(로스앤젤레스FC)을 전방에 배치하고 이재성 자리에 이강인(파리 생제르맹)과 배준호(스토크 시티) 등을 조합해 볼 방침이다. 홍 감독은 “이재성이 우리 팀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선수인데 마지막까지 함께하지 못해 아쉽다”며 “멕시코전에서 (이재성 자리를) 어떤 선수들로 구성할지 좀 더 생각해 보겠다”고 말했다.
A매치 135경기에 나선 손흥민이 멕시코전에 나오면 홍 감독과 차범근 전 축구대표팀 감독이 갖고 있는 한국 선수 A매치 최다 출전기록 공동 1위(136경기)에 오른다. 손흥민은 차 감독(58골)에 이어 한국 남자대표팀 A매치 득점 2위(52골)를 달리고 있다.
이번 멕시코와 평가전을 통해 한국과 일본(17위)의 전력도 간접 비교할 수 있다. 멕시코는 지난 7일 일본과 평가전에서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2014∼2015년 일본 대표팀을 이끌었던 하비에르 아기레 멕시코 감독은 “일본은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이 많아 발전했고, 내가 보던 때 수준에서 한참 높아졌다”며 “한국과 경기에서는 더 과감하면서도 수비에서 질서를 유지해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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