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상승 및 국가부채 우려...달러화 매력 반감
국제 금값이 온스당 3600달러를 돌파하며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8일(현지시간) 런던금시장협회(LBMA)에서 금 현물 가격은 한때 온스당 3646.29달러에 거래되며 사상 최고가를 찍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거래된 금 선물 근월물(12월분) 가격은 전날보다 0.7% 상승한 온스당 3677.4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국제 금값은 지난 1일 처음으로 3500달러를 돌파했는데, 불과 1주일 만에 현물 기준으로도 3600달러 선마저 넘어선 것이다.
금 투자업체 제이너 메탈스의 피터 그랜트 부사장은 단기적으로 금값이 3700∼3730달러까지 상승 모멘텀(추진력)을 이어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가 임박했다는 예상과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독립성에 대한 우려가 금값을 끌어올렸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미국 물가 상승과 증가하는 국가부채에 대한 우려가 안전자산으로서 미 달러화의 매력을 떨어뜨린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FT에 따르면 금값은 최근 3개월 새 9%, 올해 들어서는 무려 37%나 상승했다.
지난 5일 발표된 미국의 고용 보고서에서 고용 지표가 예상보다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시장은 미국 기준금리 인하를 거의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오는 16∼17일 미국 기준금리를 결정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시장은 0.25%포인트 금리 인하가 거의 확실하다고 보고 있다. 일부 트레이더는 일명 ‘빅컷’(0.5%포인트 금리 인하)에 베팅하기도 했다.

금리 인하는 미 국채 등 안전자산의 수익률을 낮춰, 통상 금값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다.
ING의 글로벌 시장 리서치 대표 크리스 터너는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가 인플레이션 헤지(회피) 수단으로서 금의 지위를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터너는 끈질긴 인플레이션 속에서 투자자들이 연준의 통화 완화 사이클이 좀 더 일찍, 더 깊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면서 “실질금리는 다시 하락할 갈 준비가 된 걸로 보이고, 인플레 헤지로서 금은 다른 자산보다 더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투자은행 베렌베르크의 미국 이코노미스트 아타칸 바키스칸도 “외국 투자자들이 미국에 대한 신뢰를 상실하면서 일부외국 투자 수요는 미 국채에서 금으로 계속 이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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