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올해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전 세계 D램 시장에서 점유율 1위 자리를 지켰다. 인공지능(AI) 시대에 발맞춰 고대역폭 메모리(HBM) 시장을 선점하면서 30년 이상 글로벌 1위였던 삼성전자를 추월한 것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최근 여러 시장조사기관의 2분기 D램 시장 점유율 조사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다. 옴디아는 SK하이닉스의 점유율이 삼성전자(33.3%)보다 6.2%포인트 높은 39.5%를, 트렌드포스는 삼성전자(32.7%)보다 6%포인트 높은 38.7%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1분기 조사에 양사의 격차는 각각 2.5%포인트, 2.3%포인트였는데 2분기에 격차가 확대된 것이다.
시장조사기관들은 D램 가격이 오르고 HBM 출하량이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SK하이닉스가 HBM 시장에서 50% 이상의 점유율로 최대 공급자 지위를 확보한 것이 유효했다. 시장조사기관들은 SK하이닉스가 HBM에 힘입어 연간 1위도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SK하이닉스가 D램 시장에서 삼성전자를 넘어선 것은 올해 1분기부터다. 삼성전자는 1992년부터 지난해까지 33년간 D램 1위를 지켜왔지만 HBM 대응이 늦어지면서 왕좌를 내어주게 됐다.
다만 삼성전자도 최근 AMD, 브로드컴에 HBM3E(5세대 HBM) 납품을 시작하면서 이르면 3분기 중 ‘AI 큰 손’인 엔비디아의 공급망에 포함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테크인사이츠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글로벌 주요 반도체 상위 20개 기업 가운데 연구개발(R&D) 투자액을 가장 많이 늘리는 등 무서운 속도로 SK하이닉스를 추격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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