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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행 피해자에 “당 흔드는 것들”…혁신당, 집단 ‘2차 가해’

입력 : 2025-09-04 11:06:31 수정 : 2025-09-04 15:38:30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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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당직자가 10개월 가까이 지속 성추행"
강미정 대변인, 당 내 성폭력 및 부실 대응 폭로
피해자·조력자에 "너 때문에 힘들다" 괴롭힘
광복절 특사 후 대책 기대했지만...탈당 결심

강미정 조국혁신당 대변인이 4일 탈당을 선언하며 당 내 성비위 사건과 2차 가해 등을 고발했다.

 

강 대변인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개혁이라는 분명한 목표가 있어 흔들리지 않았지만, 그 길 위에서 제가 마주한 것은 동지라고 믿었던 이들의 성희롱과 성추행 그리고 괴롭힘”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강미정 조국혁신당 대변인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당내 성비위 의혹과 관련한 탈당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5월 한 조국혁신당 당직자는 자신이 지난해 7월부터 10개월 가까이 상사로부터 지속적인 추행을 당했으며 당 윤리위원회와 여성위원회에 피해 사실을 알렸지만 진상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강 대변인은 성추행 고발 이후 혁신당이 피해자 보호 조치를 제대로 취하지 않았고, 조치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묵살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내 성추행 및 괴롭힘 사건의 피해자 중 한 명은 지난 달 당을 떠났고, 해당 사건과 관련해 당의 쇄신을 외쳤던 세종시당 위원장은 지난 1일 제명됐다. 함께 했던 운영위원 3명도 징계를 받았다”면서 “피해자를 도왔던 조력자는 ‘당직자 품위유지 위반’이라는 이름의 징계를 받고 며칠 전 사직서를 냈고 또 다른 피해자도 지금 이 순간 사직을 준비하고 있다. 이것이 제가 침묵을 끊고 오늘 이 자리에 설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밝혔다.

 

강 대변인은 당의 부실한 대응과 2차 가해도 폭로했다.

 

그는 “당은 피해자들의 절규를 외면했다”며 “윤리위와 인사위는 가해자와 가까운 인물들로 채워져 있었고, 외부 조사기구 설치 요구는 한 달이 넘도록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 사이 피해자들을 향해 ‘너 하나 때문에 10명이 힘들다’, ‘우리가 왜 네 눈치를 봐야하냐’ 등 여의도에 막 발을 들인 청년들이 감당하기엔 너무 가혹한 말들을 들어야 했다”면서 “당무위원과 고위당직자 일부는 피해자와 조력자들을 향해 ‘당을 흔드는 것들, 배은망덕한 것들, 종파주의자’라고 조롱했다”고 밝혔다.

 

강 대변인은 사건 접수 5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피해자를 위한 대책이 마련되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8·15 사면 후 당이 제자리를 찾고 바로잡힐 날을 기다렸지만, 이제는 더 기다릴 필요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탈당 결심을 알렸다.

 

그러면서  “오늘 이 목소리가 또 다른 침묵을 깨우는 시작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며 “조국혁신당은 떠나지만 우리 사회를 혁신하는 길은 결코 버리지 않겠다”고 말했다.

 

조국혁신당은 지난 5월 고위당직자가 성추행 혐의로 피소되자 “피해자와 당원 여러분, 국민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가해 당직자는 제명 조치에 대해 재심을 청구했으며, 60일 뒤 제명이 확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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