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3일(현지시간) 오전 중국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열리는 전승절 80주년 열병식 행사장에 입장했다.

양복 차림을 한 김 총비서는 이날 전용 차량에서 내린 뒤 레드카펫을 밟으며 '중국 인민 항일전쟁 및 세계반파시스트전쟁(2차 세계대전) 승리 80주년 기념 열병식' 행사장으로 걸어들어갔다.
이어 영접을 나온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및 펑리위안 여사와 악수를 나누며 인사했다. 전날(2일) 전용열차 편으로 베이징에 함께 도착한 딸 주애는 열병식 행사장에는 동반하지 않았다.
한편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에 딸 주애가 동행한 데 따라 후계자설 관측에 한층 더 힘이 실리고 있다. 미성년 딸을 대동한 행보는 주애가 후계자임을 부각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 노동신문이 이날 보도한 김 위원장의 베이징 도착 사진을 보면, 김 위원장이 영접 나온 중국 측 고위 인사들과 악수할 때 주애가 바로 옆에 있다. 김 위원장의 해외 일정에 주애가 함께한 것은 처음이다.
주애는 김 위원장이 2022년 11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시험발사를 현지지도할 때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 등장했다. 등장 초기 주로 군사 관련 일정에 동행했지만 점차 민생 경제 관련 행보에도 함께하며 활동 범위를 넓혔다.
주애는 2023년 북한 정권수립일(9·9절)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김 위원장 오른편에 착석했다. 당시 군부 핵심인 박정천 군정지도부장이 주애 앞에서 한쪽 무릎을 꿇고 귓속말하며 극진히 예우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이후 주애는 지난 5월 최초로 공식 대외 외교행사에 등장했다. 러시아 전승절(5월9일)을 축하하기 위한 김 위원장의 평양 주재 대사관 방문 일정에 동행하면서다.
이번 김 위원장의 방중은 중국 전승절 80주년 열병식에 참석하기 위한 것으로, 총 25개국 정상이 참가해 김 위원장의 다자무대 데뷔전이 된다.
애초 김 위원장이 다자무대 첫 참석 스포트라이트를 독차지하기 위해 아내와 딸을 대동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지만 주애가 동행했다.
주애의 존재감이 커지면서 아내 리설주의 노출 빈도는 줄어들고 있다. 리설주는 지난해 1월1월자로 보도된 신년 경축 공연에 참석한 이후 1년 6개월 동안 모습을 드러내지 않다가 지난 6월 공개 일정(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준공식)을 소화했다. 당시 리설주는 김 위원장·주애 부녀보다 뒤쪽에 자리해 주애의 위상을 짐작할수 있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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