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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 시작하자마자 4실점에 상대 선발은 ‘NC 슈퍼킬러’ 고영표…이중고를 이겨낸 NC의 가을야구를 향한 절박함이 경기를 뒤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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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9-02 22:34:15 수정 : 2025-09-02 22:34:15
수원=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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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순위경쟁을 하니 날카로워지네요. 저같이 성격 좋은 사람도 이 정도인데, 스태프들이나 선수들은 오죽할까요. 똘똘 뭉쳐서 지금의 힘든 상황을 잘 헤쳐 나가봐야죠”

 

1승에 절박한 사령탑의 외침을 선수들이 들은 걸까. NC가 1회 아웃카운트 없이 4점을 내주는 불리함을 타선의 힘으로 뒤집으며 5강 경쟁의 희망을 되살렸다.

 

NC는 2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5 KBO리그 KT와의 원정 경기에서 불펜의 효과적인 이어던지기와 장단 14안타를 터뜨린 타선을 앞세워 9-4 승리를 거뒀다. 순위 경쟁 팀간의 맞대결에서 기분좋은 역전승을 거둔 NC는 57승6무58패로 순위는 그대로 7위에 머물렀지만, 6위 KT(62승4무61패)와의 승차를 1경기로 줄였다. 5위 롯데(62승6무60패)와는 1.5경기차. 충분히 해볼만한 격차다. 3위 SSG(62승4무58패), 4위 삼성(63승2무60패)와도 2.5경기, 2경기 차라 내심 3위까지 치고갈 수 있는 상황이다.

 

시작은 KT가 좋았다. 확대엔트리에 맞춰 이날 1군에 올라와 곧바로 선발 등판에 나선 NC 선발 김태경을 경기 시작과 함께 두들겼다. 허경민과 스티븐슨의 연속 안타로 만든 무사 1,2루에서 황재균의 선제 좌월 3점포가 터졌다. 곧이어 타석에 들어선 강백호도 130m짜리 중월 대형 아치를 그리며 백투백 홈런을 완성했다.

 

게다가 KT 마운드에는 이날 경기 전까지 올 시즌 NC전에 3경기 등판해 2승 무패 평균자책점 0.56(16이닝 1자책) 22탈삼진에 빛나는 ‘NC 킬러’ 고영표가 있었다. NC로서는 너무나 암울한 상황. 그러나 천적마저도 반드시 이겨야겠다는 절박함으로 잡아냈다. 2회 무사 만루에서 한석현의 희생플라이로 1점을 냈다. 무사 만루였음을 감안하면 더 냈으면 좋겠지만, 이 한 점이면 족했다. NC 타선은 이대로 끝낼 생각이 없었다. 

 

NC는 4회 2사 1,2루에서 한석현의 적시타와 김주원의 적시 2루타까지 터지며 3-4, 한 점차까지 따라붙었다. 그리고 5회에 기어코 고영표를 무너뜨리며 역전에 성공했다. 선두타자 박민우가 2루타로 밥상을 차렸고, 도루로 만든 1사 3루에서 박건우가 동점을 만드는 적시 2루타를 터뜨렸다. 2사 2루에서 박세혁이 고영표의 주무기 체인지업을 공략해 이날 결승타가 된 적시타를 때려냈다. 이날 NC는 선발 포수로 김형준을 내세웠지만, 1회 수비 도중 공에 손목을 맞아 김형준이 빠졌다. 그 자리를 대신해 들어온 게 박세혁이었다. 팀내 포수 중 최고참이지만, 부상과 부진으로 김형준에게 주전 자리를 내주고, 백업 포수 자리도 안중열에게 내줬던 박세혁이지만, 8월 중순 1군에 올라온 뒤 존재감을 스멀스멀 내던 박세혁은 9월 첫 경기에서 천금같은 결승타로 베테랑의 품격을 제대로 보여줬다.

 

고영표를 무너뜨린 NC 타선은 신이 났다. 6회엔 데이비슨, 7회엔 김주원이 달아나는 솔로포를 터뜨렸다. 8회엔 2사 2,3루에서 주장 박민우가 자신이 친 파울 타구에 발을 절뚝이는 상황에서도 2타점 적시타를 때려내며 9-4까지 달아났다. 사실상 쐐기타였다.

 

김태경이 1.1이닝 만에 물러났지만, 이호준 감독은 불펜 총력전을 통해 7.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최성영이 김태경에 이어 올라와 2이닝 무실점으로 버텨준 게 큰 힘이 됐다. 이어 손주환(1.2이닝), 전사민(1이닝), 김영규(1이닝), 김진호(1이닝), 류진욱(1이닝)까지 모두 힘을 내며 1회 넉점 이후 더 이상의 실점을 허용하지 않으며 팀 승리를 지켜냈다.

 

NC는 23경기를 남겨 놓고 있다. 10개 구단 통틀어 최다 잔여경기다. 이는 곧 상대팀들이 쉬며 회복할 때 계속 경기를 해야한다는 의미다. 쉬고 나온 팀들은 1~3선발을 내세워서 NC를 압박한다. 당장 NC는 3일엔 대전 한화 원정일 치른다. 한화 선발은 올 시즌 명실상부 최고의 투수인 코디 폰세. 투수 부문 4관왕을 향해 진격하는 폰세에게 시즌 첫 패를 아로새겨줄 수 있을까. 그렇게만 된다면 NC의 가을야구를 향한 희망은 한층 더 커진다.

 

경기 뒤 이호준 감독은 “1회에 대량 실점이 있었지만, 이어 나온 최성영, 손주환 선수가 흐름을 끊어주며 반격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면서 “타선에서는 박세혁, 박민우 등 고참들을 중심으로 모든 선수들이 집중력을 잃지 않고 차근차근 따라붙으며 응집력을 보여줬다. 무엇보다 선수들이 끝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고 경기를 끌고 간 점이 오늘 승리의 원동력이 됐다”고 승리 비결을 꼽았다. 이어 “오늘도 큰 목소리로 응원해 주신 팬분들께 감사드린다. 한 주의 첫 경기를 승리로 시작한 만큼 남은 경기도 좋은 모습 이어가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수원=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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