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 청탁 경북도의원도 재소환
국토부 서기관 자택 등 압수수색
고속도로 노선 변경 제안한 혐의
‘집사게이트’ 연루자들 구속 기로
김건희 특별검사팀(특검 민중기)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씨에게 이른바 ‘나토 귀금속 3종 세트’를 선물하며 인사청탁을 했다고 자수한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과 그의 맏사위인 박성근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을 2일 소환해 조사했다. 김씨 일가의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특혜 의혹과 관련해선 당시 국토교통부 실무자였던 김모 서기관을 상대로 재차 압수수색에 나섰다. 특검은 모든 의혹의 ‘정점’인 김씨를 구속기소한 뒤 여죄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회장은 이날 오전 9시58분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김건희 특검 사무실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다. 지난달 11일 특검에 자수서를 낸 뒤 수술을 받고 입원한 그는 휠체어를 타고 특검 조사실로 향했다. 취재진의 쏟아진 질문엔 일절 답하지 않았다. 박 전 실장도 오후 2시 특검 사무실에 출석했다. 그 역시 ‘비서실장 임명 당시 이 회장의 청탁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았나’ 등 물음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이 회장에 대한 조사는 이날 오후 5시쯤 7시간 만에 종료됐다. 이 회장은 진술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답했고, 조사를 마친 후에는 건강 문제로 조서를 따로 열람하지 않았다고 한다.
앞서 이 회장은 2022년 3, 4월 김씨에게 6000만원대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 등 고가 장신구 3종을 선물하면서 자신의 사위인 박 전 실장이 공직에서 일할 기회를 달라고 청탁했다는 내용의 자수서를 특검에 제출했다. 김씨는 같은 해 6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의 참석차 스페인을 방문했을 때 이들 장신구를 착용했다. 박 전 실장은 같은 달 국무총리 비서실장에 임명됐다. 이 회장의 자수서는 특검이 김씨 구속 필요성을 주장하며 내세운 증거인멸 정황의 결정적 증거가 됐다.
특검은 2022년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건진법사’ 전성배(구속)씨를 통해 국민의힘에 공천을 청탁한 혐의를 받는 박창욱 경북도의원도 이날 다시 소환해 조사했다. 건진법사 청탁 의혹(알선수재 혐의)은 김씨 구속영장 청구서에 적시된 ‘3대 의혹’ 중 하나다.
특검은 양평고속도로 의혹과 관련해 이날 국토부 김 서기관의 주거지와 근무지 등 5곳에 대해 추가 압수수색도 실시했다.
해당 의혹은 국토부가 2023년 서울∼양평고속도로 사업을 추진하면서 종점 노선을 양서면에서 김씨 일가의 땅이 있는 강상면으로 바꿔 특혜를 줬다는 내용이 골자다. 이 일로 논란이 일자 원희룡 당시 국토부 장관은 결국 사업 백지화를 선언했다. 현재 원주지방국토관리청에서 근무 중인 김 서기관은 당시 용역업체에 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을 제안한 인물로 알려졌다.
김씨 일가의 ‘집사’로 불리는 김예성(구속)씨의 ‘집사 게이트’ 관련자들은 이날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았다. 김예성씨가 설립에 참여하고 지분을 가진 렌터카업체 IMS모빌리티의 조영탁 대표와 모재용 경영지원실 이사, 사모펀드 운용사 오아시스에쿼티파트너스의 민경민 대표다. 집사 게이트는 IMS모빌리티(옛 비마이카)가 2023년 오아시스에쿼티파트너스를 통해 HS효성과 카카오모빌리티, 신한은행 등으로부터 184억원을 부당하게 투자받았다는 의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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