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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통일교 총재에 ‘대선 도와줘 감사하다’”… 前본부장 공소장 적시

입력 : 2025-09-01 21:07:31 수정 : 2025-09-01 21:07:31
유경민 기자 yook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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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권성동 ‘투트랙’으로 ‘통일교 프로젝트’ 청탁”
“건진 통해 김건희로부터 ‘교인 당원 가입’ 요청 받아”

윤석열 전 대통령이 제20대 대선에서 당선된 직후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을 만나 1시간 동안 접견하며 ‘한학자 총재에게 대선을 도와줘서 감사하다’고 했다는 내용이 윤 전 본부장 공소장에 적시된 것으로 1일 파악됐다.

 

김건희 특별검사팀(특검 민중기)이 최근 국회에 제출한 윤 전 본부장의 공소장에 따르면, 특검은 한 총재와 윤 전 본부장이 2022년 2월 열린 통일교 행사 ‘한반도 평화서밋’에서 윤 당시 대선 후보와 마이크 펜스 미국 전 부통령의 면담을 주선하는 등 통일교의 인적·물적 자원을 이용해 윤 당시 후보의 대통령 선거를 적극적으로 도왔다고 보고 있다.

 

윤 전 본부장은 윤 전 대통령이 당선된 후인 2022년 3월22일 당선인 사무실을 찾아 “통일교의 프로젝트인 제5유엔사무국 설치, 아프리카 유니언의 행사 비용을 국가 공적개발원조(ODA) 방식으로 활용하게 해달라”는 등의 요청을 했다는 게 특검 판단이다.

 

당시 윤 당선인은 이 자리에서 윤 전 본부장에게 ‘그와 같은 사항들을 논의해 재임 기간에 이룰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그로부터 일주일 후인 같은 달 30일 외교부 외교안보분과가 작성한 ‘국정과제 이행 계획서’에는 아프리카 ODA 2배 증액 목표 제시 등 아프리카 외교 비전 발표 계획이 기재됐다. 그 후 지난해 6월 윤 전 대통령은 ‘한-아프리카 정상회의’에서 아프리카 ODA 규모를 2030년까지 100억 달러로 확대하겠다고 선언했다.

 

윤 전 본부장이 통일교 현안을 정부에 청탁하기 위해 ‘투트랙’을 활용했다고도 공소장에 적시됐다. ‘윤핵관(윤 전 대통령 핵심 측근)’인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을 통해 윤 전 대통령에게 접근하고,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김건희씨에게 접근했다는 것이다. 특검은 윤 전 본부장이 2022년 1월5일 권 의원을 만나 현금 1억원을 전달했고, 권 의원이 윤 전 대통령 당선 뒤인 2022년 3월22일에도 한 총재를 찾아가 현금이 든 쇼핑백을 받았다고 의심한다.

 

2022년 3월에는 윤 전 본부장이 김씨에게도 통일교 프로젝트에 대한 요청을 할 수 있는 ‘투트랙’을 만들기 위해 김씨와 가까운 전씨를 소개받았다. 이후 전씨를 통해 김씨에게 6000만원대의 그라프 다이아몬드 목걸이, 샤넬 가방 2개 등을 선물하며 친분을 형성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특검은 2023년 3월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 넉달 전 ‘교인들을 입당시켜 특정 후보를 밀어달라’는 요청을 한 것이 김씨라고도 특정했다. 김씨가 전씨를 통해 윤 전 본부장에게 이 같은 요청을 했다는 것이다. 

 

윤 전 본부장은 정치자금법 위반, 청탁금지법 위반, 증거인멸, 업무상 횡령 등 혐의로 지난달 18일 구속기소됐다.

 

통일교 측은 이날 언론에 배포한 입장문을 통해 “한 총재는 특정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말한 적도 없고 부정한 자금 거래나 청탁, 선물 제공을 승인한 적도 없다”며 “특검 수사를 통해 억울함이 해소되기를 기대하며 최선을 다해 수사에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경민 기자 yook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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