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현장 AX 등 1조1347억 투입
AI 팩토리 구축에만 2200억 책정
2030년까지 업종별 500여 개 목표
휴머노이드 개발·재생에너지 증액
과기부는 23조… AX에 4.4조 계획
“기초연구 과제 삭감 전 수준 회복”
정부가 내년에 산업 전반에 인공지능(AI)을 확산하기 위해 관련 예산을 2배로 대폭 늘렸다. 자율제조 AI 팩토리를 2030년까지 500개 이상 구축하고 세계 최고 수준의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에 나선다. AI컴퓨팅 자원 확보에도 속도를 내는 등 AI 3대 강국(G3) 도약의 전기를 마련한다.

산업통상자원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런 내용의 내년도 예산안을 1일 발표했다. 산업부는 내년 예산을 역대 최대 규모로 편성했다. 핵심기술 연구개발(R&D) 지원, 재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 전환 등 이재명정부 국정과제에 연관된 예산이 크게 늘었다. 과기부 역시 역대 최대 규모 예산을 편성했다. 과기부는 성장잠재력을 높이고 혁신성장을 주도하기 위해 AI와 과학기술을 중점 전략으로 채택했다.
산업부의 내년 예산은 13조8778억원으로, 올해 본예산 11조4336억원보다 2조4443억원(21.4%) 증가했다.
AI 관련 예산은 비약적으로 뛰었다. 산업 현장 전반에 AX(인공지능 전환)를 확산하기 위해 1조1347억원을 편성했다. 올해 5651억원에서 약 2배 증가한 규모다. 제조현장에 AI를 접목해 제조비용은 낮추고 생산성은 높이는 ‘AI 팩토리’를 구축하기 위해 내년에 관련 프로젝트에만 2200억원을 투입한다. 자율제조가 가능한 AI 팩토리를 지난해 26곳에서 2030년 500곳 이상으로 늘린다.
사람과 소통하고 협력이 가능한 휴머노이드를 만들기 위해 소프트웨어 개발 등에 필요한 피지컬 AI 개발 예산은 4022억원 편성했다. 올해 2149억원보다 배 가까이 늘었다. 이 사업들이 단기 성과를 보기 힘든 장기 프로젝트라면 자동차나 가전, 드론 등 제품에 바로 도입하는 온디바이스(기기 내 연산) AI 반도체 개발은 수년 안에 가시화될 전망이다. 산업부는 자율주행차, 가전 등에 들어갈 국산 AI 반도체와 AI 소프트웨어 개발에 향후 5년간 약 1조원을 투자한다. 내년에는 이 중 1851억원을 투입한다.
이외에 산업부는 새 정부가 집중하는 재생에너지와 관련해 RE100산업단지 건설, 영농형 태양광 건설 등에 필요한 융자에 전년 대비 2배로 역대 최대인 6480억원을 들인다.

과기부는 이재명정부의 내년 AI 예산 10조1000억원 가운데 5조1000억원을 집행한다. 이 중 AX 예산은 올해 3조4400억원보다 29.7% 증가한 4조4600억원이 편성됐다. 가장 덩치가 큰 사업은 AI 연산을 위한 첨단 그래픽처리장치(GPU) 확보로, 내년에 1만5000장을 추가한다. 올해 1만3000장, 내년 도입할 슈퍼컴퓨터 6호기의 9000장이 합쳐져 내년 말 정부가 확보할 첨단 GPU는 총 3만7000장이 된다. 그간 첨단 GPU 부족이 AI 모델 개발의 걸림돌로 지적됐으나 정부의 인프라 확보로 선두그룹을 추격할 발판이 마련되는 셈이다.
과기부의 내년 총 예산은 올해보다 2조7000억원(12.9%) 늘어난 23조7000억원이다. R&D 예산은 11조8000억원으로 21.6% 증가했으며, 이 중 기초연구사업은 17.2% 증액한 2조7400억원이다. 과기부 구혁채 제1차관은 “기초연구에 대해서만큼은 지난 정부에서 삭감된 이상으로 보전·확대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며 “기초연구 과제 수를 R&D 삭감 이전 수준인 1만2000개에서 1만5000개로 조속히 회복하겠다”고 말했다.
과기부는 또 SK텔레콤 해킹 사건으로 사이버 안전의 중요성이 커진 정보보호 예산을 본예산 기준 8.1% 늘어난 3300억원 편성했다. 정부 예산안은 3일 국회 제출 이후 본회의 의결을 통해 최종 확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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