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 의장 “개헌, 대통령 의지 확고
2026년 지방선거일 1차 시한 잡고
10월 초 여야 개헌특위 구성하자”
‘근조 의회’ 리본 단 국힘 의원들
與 “부고내면 조문할 것” 비아냥
이재명정부 첫 정기국회가 열린 1일 여야의 상반된 ‘드레스 코드’는 화합과 거리가 멀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한복을 입은 반면, 국민의힘 의원들은 상복을 입고 개회식에 참석해 대조를 이뤘다. 양당 대표 역시 극한 대치를 예고하는 가운데, 우원식 국회의장은 여야에 내달 초 개헌특별위원회 구성을 요청했다.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9회 정기국회 개회식 직전, 민주당 의원들은 한복 차림으로 본회의장에 등장했다. 전용기 의원은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K팝 데몬 헌터스(케데헌)’의 저승사자를 흉내 낸 복장으로 눈길을 끌기도 했다. 여당 의원들의 한복 차림은 우원식 국회의장이 민주당 백혜련 의원 제안을 받아들여 여야 의원들에게 한복 착용을 당부한 데 따른 것이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사뭇 달랐다. 남색 또는 검은색 정장에 어두운색 넥타이를 착용하고, ‘근조(謹弔) 의회민주주의’라는 문구가 쓰인 리본을 다는 등 상복을 연상케 하는 복장이었다. 전날 국민의힘은 “여당의 입법 폭주에 항의하는 의미”에서 상복 차림으로 개회식에 참석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드레스 코드를 둘러싼 설전도 오갔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에 상사(喪事)가 발생한지 몰랐다. 부고를 내주면 조문하고 슬픔을 함께 나누도록 하겠다”고 꼬집었다. 반면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은 의원총회를 마치고 취재진들에게 “(여야의) 상황 인식이 극명하게 다른 것 같다”며 “저희는 대한민국 헌법질서와 의회민주주의가 상당한 위기에 처해있다고 보는 반면, 민주당은 축하하는 분위기 같다”고 지적했다.
우 의장은 개회사를 통해 “대통령의 의지도 확고하고, 지난 대선에서 여야 정당 모두 약속했다”며 ‘국회 주도의 개헌’ 필요성을 강조했다. 우 의장은 “(개헌) 추진 과정은, 국회가 중심을 잡고 정부와 잘 협의하면서 국민 의견을 수렴해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정권을 불문하고 그간 몇 차례 대통령이 주도한 개헌은 야당의 비판으로 무산된 경험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번 정기국회에서 헌법개정특위를 구성하자”며 “늦어도 10월 초에는 개헌특위 구성결의안을 의결해야 국정감사가 끝나는 대로 본격적인 논의에 들어갈 수 있다”고 요청했다. 1차 개헌 시점은 내년 지방선거일(6월3일)로 제안했다.
양당 지도부 역시 정기국회에서의 힘싸움을 예고한 상황이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은 개혁의 골든타임을 절대로 실기하지 않겠다”며 “검찰·언론·사법개혁, 3대 개혁의 시대적 과제를 이번 정기국회에서 반드시 완수하겠다”고 다짐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국민의 삶을 파괴하는 이재명정권의 무능한 국정운영에 대해서 처절하게 맞서 싸우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김민석 국무총리는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를 예방했다. 김 총리는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 사이에) 조속히 회동이 이뤄져 국민이 궁금해하는 대목에 장 대표가 직접 듣고 묻고, 설명을 들을 기회가 만들어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여야가 손을 잡기에는 거리가 너무 먼 것 같다”며 “미래로 나아가자고 하면서 계속 과거의 일로 무리하게 야당을 공격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야당에도 협치의 손을 내밀지 못하는 것 아닌가 하는 안타까움이 있다”고 밝혔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