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 얘기 다 털어 놓으세요”
마창대교서 시민 마음 돌려
“오늘 하루 많이 힘들었어요? 그 힘든 이야기 저한테 다 하세요. 제가 다 들어드릴게요. 그러니 제 손부터 잡으세요.”
2년차 소방관이 퇴근길에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던 여성을 발견하고 설득해 구조했다.

1일 경남 창원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오후 6시23분 경남 창원시 마창대교 도로에서 퇴근하던 마산소방서 소속 이보검(29) 소방사의 눈에 수상한 장면이 포착됐다. 도로 가장자리에 비상등을 켠 차가 정차해 있었던 것. 원래 이곳은 차량 정차가 금지돼 있다. ‘설마’ 하는 마음에 이 소방사도 급히 차를 세운 뒤 주변을 살펴봤다.
이 소방사의 직감은 들어맞았다. 다리 난간 위에 한 여성이 서 있었다. 이 소방사는 여성에게 조심스럽게 다가갔다. 그리고는 “오늘 하루 많이 힘들었죠?”라며 말을 건넸다. 그러면서 “그 힘든 이야기 저한테 다 하세요. 제가 다 들어드릴게요”라며 여성에게 계속 말을 걸었다.
이 모습을 본 시민들도 가던 차를 세우고 하나둘씩 모여 이 소방사를 도왔다. 시민들도 “우리도 힘들다. 그렇지만 참고 살고 있지 않냐. 그렇게 살고 있다”고 설득했다. 숨 가빴던 10분의 시간이 흐르자 이 여성은 자신을 향해 뻗은 이 소방사의 손을 꼭 붙잡았다.
이 소방사는 “소방관이셨던 아버지를 존경해 소방관이 됐다”며 “시민의 생명을 구하는 것은 소방관으로서는 당연한 일이라 몸이 먼저 반응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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