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 본고장이라 불리는 ‘독일’에서 최근 전통 맥주 인기가 날로 시들해지고 있다. 30년 만에 독일 전체 맥주 판매량이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주류 소비가 꾸준히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 속 무알코올 맥주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31일(현지시간) 영국 BBC가 인용한 독일 연방 통계청 데스타티스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독일 맥주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6.3% 감소한 약 39억리터에 그쳤다. 이는 지난 1993년 관련 집계를 시작한 이래 최저치다.

이에 따라 독일의 1인당 맥주 소비량도 세계 8위로 떨어졌다. 2005년 112리터이던 1인당 평균 맥주 소비량은 현재 90리터를 밑돌고 있다. 한때 체코를 제외하면 독일은 1인당 맥주 소비량이 세계 최고 수준이었다.
독일인의 맥주 소비 둔화는 노령화, 건강을 챙기는 사회 풍조, 젊은 세대의 음주량 감소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호텔이나 식당 등 접객 업소에서 맥주 판매가 현저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통 맥주의 빈자리는 무알코올 맥주가 차지하는 중이다. 현재 독일에서 팔리는 맥주 9%는 무알코올 맥주가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알코올이 함유되지 않은 맥주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 것은 최근 독일 맥주 시장의 특징으로 꼽힌다. 독일 연방 통계청에 따르면 2013년 이후 무알코올 판매량은 109% 증가했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해 지난해 뮌헨에서는 무알코올 맥주만을 취급하는 노천 주점이 등장하는 등 다수의 양조장이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 마련에 나섰다.
뮌헨 근처에 위치한 에딩거 양조장의 최고 경영자 슈테판 크라이스는 “무알코올 맥주라도 젊은이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한다”라며 “스포츠 이벤트에서 무알코올 맥주를 홍보하는 중이다”고 BBC에 전했다. 배주현 기자 jhb9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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