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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스크린 …퀴어 속으로…

입력 : 2025-09-01 21:02:50 수정 : 2025-09-01 21:02:49
이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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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70’ ‘비밀일 수밖에’ 등 개봉

성소수자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가 잇따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전형적인 갈등 구도를 벗어난 신선한 서사부터 유쾌한 가족 코미디까지 다양한 퀴어 서사가 스크린에 등장하며 주목받고 있다.

3일 개봉하는 ‘3670’(사진)은 자유를 찾아 탈북한 게이 청년 ‘철준’(조유현)이 퀴어 커뮤니티라는 새로운 세계에 발을 들이고, 동갑내기 남한 친구 ‘영준’(김현목)과 깊은 감정을 주고받으며 겪는 내면의 흔들림을 담아낸 작품이다. 제목 ‘3670’은 게이 커뮤니티가 활성화한 서울 종로3가역 6번 출구에서 저녁 7시에 만나자는 뜻의 은어에서 따왔다.

특히 이 영화는 기존 퀴어 영화에서 자주 다뤄졌던 정체성 갈등이나 성소수자 혐오 등 갈등 요소를 배제했다. 오히려 자신의 정체성을 받아들이고 살아가는 인물들의 평범한 일상과 관계의 어긋남에 집중했다. ‘3670’을 연출한 박준호 감독은 지난달 27일 기자간담회에서 “탈북민과 성소수자 커뮤니티는 사회에서 자신을 위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사성이 있다”며 “현실을 살아가는 인물들의 모습을 그대로 담아내면 관객들도 자연스럽게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가 종로3가와 이태원을 주요 촬영지로 선택한 이유이기도 하다.

10일 개봉하는 김대환 감독의 신작 ‘비밀일 수밖에’의 주인공은 강원 춘천에 사는 중년 레즈비언 교사 ‘정하’(장영남). 캐나다 유학 중이던 아들 ‘진우’(류경수)가 여자친구 ‘제니’(스테파니 리)와 함께 예고도 없이 귀국하고, 서로 다른 두 가족이 한 집에 모여 함께 지내며 벌어지는 소동극이다. 비밀을 지키기 위해 ‘정하’의 조력자로 나선 ‘지선’ 역은 옥지영이 맡았다.

24일 롯데시네마 단독 개봉을 확정한 앤드류 안 감독의 ‘결혼 피로연’ 역시 유쾌한 터치의 퀴어 가족 코미디로 기대를 모은다. 윤여정이 게이 남성 ‘민’(한기찬)의 한국인 할머니로 등장해 두 동성 커플의 가짜 결혼 작전을 눈치채며 전개되는 이야기를 그린다. 영화는 정식 개봉에 앞서 17일 개막하는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월드 시네마’ 섹션에서 국내 첫선을 보일 예정이다.


이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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