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불에 따른 황폐화에 대한 분노 표출을 위해 스페인의 대표 건축물 사그라다 파밀리아(성가족 성당)에 페인트를 뿌린 환경 단체 운동가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AFP 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미래 식물’이라는 이름의 환경 단체 활동가 2명이 이날 사그라다 파밀리아 외부 기둥 하단에 빨간색과 검은색 페인트를 뿌리고 ‘기후 정의’를 외쳤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붙잡힌 이들의 영상은 같은 단체가 촬영해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도 올렸다.
단체는 올여름 스페인의 광범위한 지역이 산불로 황폐화한 데 분노 표출을 페인트 분사 이유로 밝혔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이들은 산불 진압 과정뿐 아니라 전반적으로 기후 변화에 대한 정부의 조치가 불충분하다고 비판했다. 산불의 70%는 축산업 관련 활동이 원인인데도, 정부가 공공 자금의 대부분을 축산업 육성에 쏟아붓고 있다고 항의했다.
유럽산불정보시스템(EFFIS)에 따르면 지난 2주 동안 스페인에서는 산불로 4명이 사망하고 약 35만㏊(헥타르)의 면적이 소실됐다.
이번 시위에 나선 단체는 2022년 스페인 수도 마드리드의 프라도 미술관에서 스페인 거장 프란시스코 고야의 작품 액자에 운동가들 손을 접착제로 붙이는 등 그간 수십 차례 유사한 항의성 시위를 벌여왔다.
단체가 이번에 공격 대상으로 삼은 사그라다 파밀리아는 바르셀로나의 대표 관광 명소로 1882년 착공한 이래 100년 넘게 공사 중이다. 착공 144년 만이자 가우디 사망 100주기가 되는 내년에 172.5m에 달하는 성당의 중앙 ‘예수 그리스도의 탑’을 끝으로 공사가 마무리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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