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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비핵화 로드맵’ 서둘러 패싱론 불식해야…北 붕괴론은 비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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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8-31 20:23:55 수정 : 2025-08-31 20:23:55
정지혜 기자 wisdo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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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 진영화와 신냉전 질서가 굳어지는 흐름에서 당장 필요한 것은 ‘실질적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현실적인 접근이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북한을 압박하며 무너지길 기다리는 ‘붕괴론’, 대화·경제 협력을 통해 너무 쉽게 남북관계 개선을 기대하는 ‘이상주의론’ 모두 현 상황에서 효과를 내긴 힘들다는 분석이다.

 

전봉근 세종연구소 객원연구위원은 31일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지난 30년간 시도했던 자유주의적, 이상주의적, 기능주의적 대북정책이 성과를 거둘 가능성은 더욱 낮아졌다”며 “동북아 지정학의 견고성은, 소련이 해체되고 동서독이 통일된 유럽 탈냉전 역사와 다르기 때문에 우리가 기대했던 북한의 체제 전환, 핵개발 포기, 남북통일 등은 발생하지 않았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국무위원장)의 6년 8개월 만의 방중이 초읽기에 들어간 31일 중국 베이징 차오양구 주중 북한대사관 본관에 새로 설치한 구조물 위로 인공기가 펄럭이고 있다. 뉴스1

지금 필요한 것은 북핵 협상 재개 및 한국 소외론 대응을 위한 실질 조치 마련, 역내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는 데 목적을 둔 대화를 시작하는 것 등이란 관측이 나온다. 북핵 동결을 출발점으로 하는 단계적 비핵화를 위해 북핵 외교를 조기에 재개하는 과정에서, 한국이 소외될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해 한·미간 보다 구체적인 사전 준비도 요구된다.

 

전 연구위원은 ‘이재명 정부의 한반도 평화를 위한 대북정책 5개 과제 제안’ 보고서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에게 싱가포르 공동성명(2018) 내용을 포함한 친서를 보내 호응을 받는다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북·미 관계 정상화, 평화체제 구축이라는 3대 목표를 재확인하는 효과를 거두게 된다”며 “이를 바탕으로 북핵 외교를 재가동하는 한편, 한국은 미국과 조기에 실무회의를 개최해 공동으로 ‘비핵화 로드맵’을 작성할 것”을 제안했다.

 

군사적 충돌을 방지하고 핵 위험을 낮추기 위한 남·북·미 간 정치·군사회담을 추진할 필요성도 제기됐다. 전 연구위원은 “북한이 고도의 핵사용 준비 태세와 공세적 핵 독트린을 유지한 결과, 의도치 않은 핵사용이 발생하거나 사소한 군사 충돌의 확전 가능성이 매우 커졌다”며 “이를 감소시키기 위한 특별한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 남북, 북·미 또는 남·북·미 간 위기 관리와 확전 방지를 위해 소통 채널을 유지하고 군사 정보 교류 등을 하는 방안을 개발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한·미 동맹은 북핵 위협에 대한 억지력 강화를 최우선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전 연구위원은 밝혔다. 현재로서는 미국이 한국에 제공하는 핵우산, 핵협의그룹 등 ‘확장억제’가 최선의 현실적 대응책이란 얘기다.

 

전 연구위원은 “한국은 미국의 핵우산에 대한 의구심이 있지만, 미국도 동맹국에 핵우산을 꼭 제공해야 할 이유가 있다”며 “미국 핵우산에 대한 신뢰가 없다면 동맹국들은 자체 핵개발에 나서거나 미국을 탈피해 독자 외교안보 노선을 추진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정지혜 기자 wisdo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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