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명 한자리 송출 땐 신냉전 시작” 분석
드론 등 미래 전쟁 수행 능력 뽐낼 듯
SCO도 시작… 習 “中·印 협력파트너”
3일 중국의 ‘중국인민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제2차 세계대전) 승리 80주년’(전승절) 열병식이 이틀 앞으로 다가오면서 세계의 이목이 열병식 장소인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 집중되고 있다. 특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참석해 관심이 더욱 뜨겁다.
열병식의 관전 포인트는 크게 두 가지다. 북·중·러 정상이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여 어떤 목소리를 내놓을지와 중국이 어떤 차세대 무기를 공개할지다.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은 2019년 이후 6년여 만이다. 북·중·러 지도자가 한자리에 모이는 것은 탈냉전 이후 처음으로, 이번 열병식을 통해 북·중·러 대 한·미·일의 신냉전 구도가 가속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러시아 크레믈궁은 열병식이 진행되는 동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오른쪽에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왼쪽에 김 위원장이 앉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북·중·러 정상이 톈안먼 광장 망루에 나란히 자리한 장면이 세계로 송출될 경우 신냉전의 시작을 알리는 상징적 장면이 될 수 있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사상 첫 북·중·러 3자 정상회담이 성사된다면 파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3자회담 여부는 아직 전해지지 않았다. 러시아 타스통신은 2일 중·러 양자 간 정상회담이 열릴 예정이라고 31일 보도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북·러의 밀착이 심해지자 전략적 딜레마에 빠진 중국이 한 발 물러선 것으로, 중국 역시 신냉전 구도는 달가워하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북한 역시 경제적으로 크게 의존하고 있는 중국과의 냉각기가 길어지는 것을 우려해 관계 정상화에 나선 만큼 확대 해석은 자제할 필요가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중국이 열병식에서 대거 선보이는 드론·미사일 등 최신 무기도 초미의 관심사다. 우쩌커 열병영도소조판공실 부주임(소장)은 앞서 20일 기자회견에서 “이번 열병식의 모든 무기 장비는 국산 현역 주력 장비”라며 “2019년 건국 70주년 열병식 이후 차세대 무기 장비를 집중적으로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전에서 드론이 광범위하게 활용되는 등 전쟁 양상이 바뀌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열병식을 통해 중국군의 미래 전쟁 수행 능력을 과시하려는 의지도 감지된다. 열병식 리허설에서 최신식 초대형 무인 잠수정(XLUUV)이 등장했으며, 새로운 스텔스형 공격 드론 ‘페이훙(FH)-97’로 추정되는 무인 비행체도 모습을 드러냈다.
톈진에서 1일까지 이틀간 열리는 국제기구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는 시 주석, 푸틴 대통령,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이날 시작됐다. 국경 분쟁 등으로 오랫동안 갈등을 벌여온 중국, 인도 양국 정상은 미국의 관세 압박이란 공통 과제를 의식한 듯 협력과 다자주의를 한목소리로 강조했다. 시 주석은 “다자협조를 강화하고 공동의 이익을 지켜야 한다. (양국은) 협력 파트너이지 적수가 아니고, 상호 발전의 기회이지 위협이 아니다”라고 말했고, 모디 총리는 “인도와 중국은 독립적 외교를 견지하며, 양국 관계는 제3자의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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