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야구 삼성은 2025 KBO리그를 앞두고 시즌 전 전망에서 LG, KIA와 더불어 ‘3강’으로 평가받았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준우승 전력이 거의 유지된 데다 키움에서 보류권이 풀린 2년 연속 10승에 빛나는 아리엘 후라도에 FA 시장의 유이한 선발자원이었던 최원태까지 품으며 선발진이 보강된 덕분이다. 다만 단서가 붙었다. 약점으로 평가받는 불펜이 어느 정도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었다.

홈런, 타점 부문 1위의 디아즈, 시즌 초반 타격 부진을 딛고 3할 타율에 올라선 ‘캡틴’ 구자욱, 마침내 알을 깨고 나온 단신 외야수 김성윤이 중심이 된 타선은 건재했고, 후라도와 원태인, 대체 외인 가라비토로 이어지는 ‘삼두마차’가 이끄는 선발진은 굳건했다. 그러나 결국 아킬레스건으로 지목된 불펜의 불안이 팀 전체의 발목을 잡으며 불과 2주 전만 해도 8위에 머물며 가을야구 희망이 사라지는 듯 했다.
이랬던 삼성이 이제 가을야구 초대장을 다시 받아드는 분위기다. 가을야구 진출을 위한 마지노선인 5위까지 올라섰다.
삼성은 29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한화와의 원정 경기에서 5-3으로 승리했다. 시즌 성적이 61승2무60패가 된 삼성은 KT(60승4무60패)를 반 경기 차로 제치고 5위로 점프했다.

이날 삼성은 좌완 선발 이승현이 3이닝 4피안타 4사구 3개 3실점으로 부진하며 일찌감치 마운드를 떠났다. 2주 전만 해도 이런 경기를 잡기는 어려웠던 삼성이지만, 이날은 불펜진이 남은 6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이승현 다음 올라온 양창섭이 2이닝 1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이승현의 부진을 상쇄시킨 게 컸다. 이후 우완 이승현(1이닝 무실점)을 시작으로 이승민(1이닝 무실점), 김태훈(1이닝 무실점)이 이어던지며 5-3 리드를 마무리 김재윤에게 넘겼다.



전날 두산 안재석에게 연장 10회 끝내기 적시타를 맞고 무너졌던 김재윤이지만, 이날은 굳건했다. 시즌 초반 극악의 부진으로 마무리 보직을 박탈당했으나 시즌 막판들어 다시 마무리 자리를 되찾은 김재윤은 이도윤과 최인호를 연속 삼진으로 잡아내며 손쉽게 투아웃을 만들었다. 이후 황영묵을 상대로 8구 승부 끝에 볼넷을 내줬지만, 이원석을 2루 땅볼로 처리하며 5-3 승리를 지켜냈다.

타선에서는 디아즈가 빛났다. 1,2회에만 서로 3점씩을 주고 받으며 3-3으로 맞선 상황에서 3회 디아즈가 투런포를 날리며 결승타를 때려냈다. 8월에만 10홈런을 몰아친 디아즈는 시즌 43호를 기록하며 이 부문 2위 패트릭 위즈덤(31홈런·KIA)을 12개 차이로 멀찌감치 따돌리고 홈런왕을 예약했다.

이제 관심은 디아즈의 외인 타자 최초 50홈런 돌파 여부에 쏠린다. 123경기에서 43홈런을 때려낸 디아즈는 산술적으로 50.3개의 홈런이 가능한 페이스다. 최근 5경기에서 홈런 4방을 몰아치는 등 타격감이 뜨겁게 달아올라 50홈런 달성 가능성이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역대 KBO리그에서는 이승엽(1999년 54개·2003년 56개)과 심정수(2003년 53개),박병호(2014년 52개·2015년 53개)만이 한 시즌 50홈런을 돌파했다. 외국인 타자의 한 시즌 최다 홈런은 2015년 삼성 소속의 야마이코 나바로가 기록한 48개다. 디아즈가 나바로의 기록을 넘어 50홈런을 정복한다면 삼성의 가을야구행은 기정사실화가 될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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