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억원대의 횡령·배임 혐의로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백현동 개발업자 정바울(69) 아시아디벨로퍼 회장에 대한 항소심 심리가 시작됐다.
서울고법 형사1부(윤성식 부장판사)는 29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 위반(배임) 등의 혐의로 기소된 정 회장의 2심 첫 공판기일을 열었다.

검찰과 정 전 회장 측 모두 1심 판결에 대해 사실오인, 법리오해,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양측에 일부 공소사실에 대해 석명을 요구했다. 재하도급 관련한 횡령혐의, 기부를 둘러싼 배임 혐의 적용 등에 관해서다. 석명은 사실관계나 법률상 사항에 관해 당사자에게 의견을 진술할 기회를 주고 입증을 촉구하는 조처다. 석명권은 재판장이 내리는 가장 중요한 소송지휘의 한 형태로, 증거나 진술에 불명확하거나 결함이 있거나 입증을 다하지 못한 경우 등 미진하다고 판단되는 부분이 있을 때 통상 석명을 요구하게 된다.
재판부는 또 1심에서 무죄로 판단된 정 회장의 알선증재(청탁을 위해 금품을 건넨 것) 혐의에 대해서도 다시 들여다보기로 했다. 재판부는 “얼핏 보면 뇌물이나 배임증재면 같은 금액일 경우 처벌받는데, 알선증재는 처벌이 되지 않아 의문이 있을 수도 있다”며 “그 부분 관련해 주장을 보완할게 있으면 쌍방이 주장을 보완해달라”고 말했다.
다음 기일은 오는 10월31일 오전에 열린다.
정 회장은 이재명 대통령이 성남시장 재직 시절 추진한 백현동 개발사업의 시행사인 성남알앤디PFV의 최대 주주로, 성남알앤디PFV와 자신이 실질적으로 소유한 아시아디벨로퍼, 영림종합건설 등에서 총 480억원을 횡령·배임한 혐의로 2023년 6월 재판에 넘겨졌다. 지난 4월 1심은 성남알앤디PFV 업무상 배임죄, 아시아디벨로퍼에 대한 횡령죄 등에 대해 유죄로 판단해 정 회장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백현동 로비스트인 김인섭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에게 횡령한 돈 77억원을 건넸다는 혐의에 대해선 “알선증재는 처벌 규정이 없어 회사 이익을 도모하기 위한 알선증재에 관한 불법영득 의사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정 회장이 영림종합건설을 백현동 사업 공사 수행 업체로 선정한 뒤 이를 재하도급하는 과정에서 차액 156억원을 취득해 횡령한 혐의, 회삿돈 약 50억원을 아내가 이사장으로 있는 비영리법인에 기부금 명목으로 지급해 빼돌렸다는 배임 혐의 등도 모두 무죄로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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