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3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릴 중국 항일전쟁 승전 80주년 열병식에 러시아, 북한, 이란, 미얀마 등 지구상의 대표적 권위주의 국가 정상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이날 행사를 계기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이들 국가 사이에서 영향력 확대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분석도 일각에서 나오는 상황이다.
28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은 베이징 톈안먼에서 다음달 3일 개최 예정인 ‘중국인민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80주년’(전승절 80주년) 열병식 행사에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제재를 받는 국가의 지도자들이 대거 참석한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특히 국가 정상이 열병식에 참석할 예정인 러시아, 북한, 이란, 미얀마 등이 대표적인 ‘격변의 축’ 국가라는 데에 주목했다. 앞서 중국 외교부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 민 아웅 흘라잉 미얀마 최고사령관(대통령 대행) 등 26개국 정상이 전승절 열병식에 참석한다고 밝힌 바 있다.
‘격변의 축’은 미국의 역사학자 니얼 퍼거슨 하버드대 교수가 2009년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경고한 국가들이다. 민주주의가 약하거나 후퇴 중이며, 내부 통제가 지나치게 강압적이고, 외부 세계와의 마찰이 크고, 경제적·사회적 균열이 깊어진 국가들로 퍼거슨 교수들은 이들 국가가 세계적 혼란이나 충돌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로이터는 열병식 행사를 계기로 시 주석이 격변의 축 국가들 사이에서의 영향력을 보여주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알프레드 우 싱가포르 국립대 리콴유 공공정책대학원 부교수는 “시 주석은 자신이 중국 내에서 여전히 강력하고 영향력 있으며, 호평받고 있다는 점을 (이들에게) 과시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미국 등 서방의 여러 제재를 받고 있는 이들 국가들은 제재를 우회해 외교·경제의 탈출구를 모색하기 위해 중국의 이같은 영향력 확대에 적극 호응하 가능성이 크다. 이미 이들 국가들은 국가 정상들이 중국을 방문하는 등 중국과 관계 개선에 지속적으로 노력해왔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서방의 여러 제재를 받고 있든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에도 중국을 방문한 바 있다. 중국의 공식 동맹국인 북한은 2019년 1월에 이어 김 위원장은 6년 만에 중국에 공식 방문한다.
로이터는 “서방 주도의 세계 질서를 재편하려는 국가들의 느슨한 연합인 격변의 축은 대만 문제나 해상 운송로 차단 등을 통해 미국의 이익을 약화하려 했다”면서 “이들은 서방 제재 무력화를 위해 상호 간에 경제적 생명선도 제공한다”고 평가했다.
특히, 이번 전승절을 계기로 중국과 러시아, 북한이 더욱 밀착하게 될 수 있어 한국뿐 아니라 이들 국가와 밀접하게 연결된 국가들도 긴장 중이다. 일본 정부의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번 열병시게 3국이 모이는 데에 대해 “제3국 간 이야기를 언급할 입장은 아니다”라면서도 “평화국가 관점에서 관심을갖고 주시하겠다”고 밝혔다. 일본은 최근 중국의 전승절 개최와 관련해 국제사회에 불참을 호소해 중국과 갈등을 빚고 있다. 하야시 장관은 “우리나라(일본)는 전쟁의 참화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결의를 바탕으로 전후 일관되게 평화국가로서의 길을 걸어왔다”면서 “중국과는 전략적 호혜 관계를 포괄적으로 추진하며 건설적이고 안정적 관계를 양측의 노력으로 구축한다는 방향성을 확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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