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부 장관의 측근인 짐 오닐을 자국 법정 최고 보건기관이자 방역기구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새 수장으로 임명했다. 짐 오닐은 케네디 주니어 장관과 마찬가지로 백신음모론자인데다 의학 문외한으로 평가받는 인물이라 수전 모너레즈 전 국장 경질 이후 이어지고 있는 파문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2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이날 백악관은 CDC의 국장 대행으로 보건복지부 차관보이자 케네디 장관의 최고 보좌관인 짐 오닐을 지명했다. 백악관은 하루 전 성명 통해 수전 모너레즈 CDC 국장이 “미국을 다시 건강하게 하겠다는 대통령 어젠다와 대오가 맞지 않는다”라며 경질을 발표한 바 있다. 이후 하루만에 트럼프 대통령 및 케네디 대통령과 완벽하게 뜻이 맞는 인사를 새 수장으로 임명했다. 모너레즈 국장 측은 자신에 대한 일방적 해고에 법정 싸움을 예고한 상태다.
CDC 국장 대행으로 임명된 오닐은 조지 W. 부시 대통령 정부에서 보건복지부 소속으로 일했지만 의학적 배경이나 경험은 전무한 전직 투자 재무 관리 출신이다. 이에 따라 오닐이 향후 CDC를 의학적 견해가 아니라 트럼프·케네디의 의중에 맞게 이끌어갈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CDC 조직에 대한 대대적 개편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케네디 장관은 이날 텍사스주에서 열린 한 기자회견에서 “CDC에는 너무 많은 문제가 있어서 장기적으로 직원들을 내보내야만 한다”면서 “그래야 우리가 CDC 내부의 오랜 제도적 관행과 문화를 변화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의료 및 보건 관련 정책도 좀 더 트럼프 대통령 및 케네디 장관의 의중에 맞게 개편될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과 케네디 장관은 미국 정치계에서 대표적인 ‘백신 음모론자’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레이스 기간에 자신을 지지한 케네디 주니어를 취임 이후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임명한 뒤 전폭적 지지를 보내고 있다. CDC에서는 곧 아동 홍역과 간염 등 여러 질병에 대한 예방과 백신 접종 지침을 결정하기 위한 회의들이 예정되어 있어 이들 회의에서 큰 폭의 정책 변경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상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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