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티 비롤 세계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이 중국에 집중된 공급망을 ‘에너지 안보 위기’라 했다. 중국에 자연재해나 화재 같은 갑작스러운 변수가 발생할 경우 전 세계 공급망이 마비될 수 있어 안보 측면에서 취약하다는 지적이다. 비롤 사무총장은 각국 정부가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비롤 사무총장은 제16회 청정에너지장관회의(CEM16)와 미션이노베이션(MI)장관회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이펙) 에너지장관회의 및 기후산업국제박람회가 연달이 개최되는 ‘에너지 슈퍼위크’에 참석하고자 방한했다. 그는 에이펙 에너지장관회의와 기후산업국제박람회가 개막한 27일 부산 해운대구 파라다이스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에너지 안보가 국가안보와 직결된다”며 “에너지 안보 관련한 새로운 이슈는 핵심광물 공급망”이라고 지적했다.

비롤 사무총장은 “핵심광물은 전기차, 여러 제조업과 첨단산업에 사용되는데 특정 국가에 집중된 것이 사실”이라며 중국을 언급했다. 비롤 사무총장은 “정치적 문제를 떠나 (이런 상황은) 공급망에 있어서 큰 안보 위기라 생각한다”며 “중국 한 지역에 공급망이 이렇게 집중된 경우 자연재해나 화재 등이 발생하면 핵심광물 생산에 차질이 생기고 드론, 의료기기 등 여러 장비를 만들 때 영향을 받아 에너지 안보 위기”라고 재강조했다.
현 시대가 ‘전기의 시대’로 진입했다는 비롤 사무총장은 “오늘날 화석에너지에 1달러를 투자할 때 청정에너지, 특히 전력 부문에 약 2달러가 투자된다”며 “AI(인공지능)로 인한 변화가 전 세계 에너지 투자 동향을 재편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슷한 맥락에서 나라별로 전력을 생산하는 전원 비중을 어떻게 조절할지 에너지 믹스를 놓고 각국 정부가 고민이 많다.
비롤 사무총장은 “모든 국가 결정은 정치, 경제, 기술적 맥락과 현실을 반영해 내려진다”며 “지난해 올해가 원자력 발전이 정점을 찍을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그렇게 되고 있어 ‘원자력이 다시 돌아왔다’고 말할 수 있다”고 평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원전을 수출, 건설할 때 제때에 예산에 맞춰 실행하는 능력이 있다”며 “한국 원전 기술의 세계적인 명성은 다 알고 있는 사실”이라고 추켜세웠다.
이호현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 역시 “전 세계적으로 전력수요가 급격히 증가하는데 각국이 에너지 믹스를 어떻게 구성할지 다양한 선택지가 있다”며 “우리나라는 우리의 경쟁력, 가격과 수용성, 에너지 안보, 탄소배출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원전과 재생에너지 믹스 적절히 구현하자는 목적으로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차관은 “미국만 아니라 다른 나라도 한국 원전산업 경쟁력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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