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상, 관계 다지기 성공
주한미군 유지 시사는 고무적”
“북·미 깜짝 회담 가능성 있지만
북·러 밀착 빠른 진전 어려울 듯”
시드니 사일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고문은 이번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 정상회담이 첫 기반을 다지는 데 성공한 회담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이번 만남은 구체적인 성과를 도출하기보다 기반을 다지는 성격이 강하며, 향후 구체적인 내용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했다.

사일러 고문은 26일(현지시간) 세계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번 정상회담이 예상한 그대로 진행됐다고 생각한다”며 “이 대통령은 자신감 있고 국가 지도자다운 태도로 트럼프 대통령을 대했으며, 주요 의제들에 대해 의미 있는 논의를 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큰 돌발 상황도, 큰 성과도 없었다”며 “어떤 이들은 더 많은 명확한 결과를 기대했을 수도 있겠지만, 이번 첫 만남은 기반을 다지는 성격이 강하다고 본다”고 풀이했다. 사일러 고문은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동맹 현대화, 전작권 전환 같은 의제는 이미 한·미 당국 간 정기적으로 다뤄지는 주제라며 이번 회담에서 결정될 사안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미군 병력 규모와 관련해 철수 의도가 없음을 시사한 점은 고무적”이라며 “가장 우려하던 일은 결국 현실화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이 제안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의 만남에 대해선 신중한 접근을 했다. 사일러 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싱가포르, 하노이, 그리고 비무장지대(DMZ) 회담을 가지기까지 문재인정부의 적극적 중재가 있었다”며 “하지만 지금은 그런 환경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적대국과 직접 대화하는 것을 선호하고 이를 통해 평화를 추구하거나 협상 지렛대를 만들려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깜짝 정상회담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면서도 “하지만 현재 평양의 태도, 즉 모든 접촉 거부와 김정은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밀착을 고려하면 가까운 시일 내에 큰 진전이 있을 것이라고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10월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이펙) 회의를 계기로 만나는 것에 대해서는 “가능성은 있지만 개연성은 낮다”면서도 “다만 그런 발언(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10월 한국에서 만날 수 있다는 언급)은 김정은에게 압박을 주는 효과가 있다”고 짚었다. 회담 가능성을 언급하는 것 자체가 대화 의지가 있다는 것을 알리고, 한국과 미국은 계속 노력하지만 북한은 거부한다는 사실을 국제사회에 보여주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사일러 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한국의 특검 수사 상황과 관련해 문제를 삼았다가 “오해”라고 말한 것과 관련해 “백악관이 외교적 복잡성을 피하고 싶어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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