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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에서 꼭 지켜봐 줘”…늘 밝았던 50대 가장, 4명 살리고 하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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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8-27 10:38:06 수정 : 2025-08-27 10:50:08
구윤모 기자 iamky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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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세 손범재씨, 심장·양쪽 폐·간 뇌사 장기기증
“성실하고 자상한 남편이자 아버지”

“은하 아빠, 애들 돌보고 나 도와주느라 그동안 고생 많았으니까 천국에서는 꽃길만 걷고 행복하게 살아. 애들 아프지 않고, 행복하게 잘 키울게. 꼭 지켜봐 줘. 사랑해. 고마워.”

 

지난달 18일 의정부을지병원에서 뇌사 장기기증으로 4명의 생명을 살리고 생을 마감한 손범재(53)씨의 아내 오정원씨는 하늘에 있는 남편에게 이처럼 편지를 보냈다. 손씨의 누나 손남희씨도 “범재야. 그동안 고생 많았어. 하늘에서 행복하게 잘 지내고 우리도 잘 지낼게. 걱정하지 마”라며 동생을 떠나보냈다.

기증자 손범재씨.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27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손씨는 지난달 7일 일을 마치고 휴식 중에 쓰러졌다. 동료가 발견해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지만,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 판정을 받았다. 이후 손씨는 가족의 동의로 심장, 폐(양측), 간장을 기증해 4명의 소중한 생명을 살렸다.

 

가족들은 손씨의 몸 일부가 다른 사람을 살릴 수 있다면 좋은 일이고, 그를 통해 어디선가 살아 숨 쉬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기증을 결심했다. 또 성실하고 자상한 남편이자 아버지였던 손씨가 마음속에 영원히 자랑스러운 존재로 기억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숭고한 기증과 따뜻한 삶이 언론보도를 통해서 널리 알려지길 원했다.

 

경기 구리시에서 5남매의 막내로 태어난 손씨는 넉넉하지 못한 가정 형편에 중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직원훈련원에서 자격증을 따 공장 생활을 시작했다. 선방과 분체도장이라는 힘든 일을 하면서도 늘 밝고 어려운 사람을 보면 먼저 나서서 도움을 주었다.

 

손씨는 베트남 아내와 결혼해 2명의 딸을 둔 다문화가정의 가장으로 주말이면 아이들을 위해서 캠핑과 여행을 다녔고, 집에서는 바쁜 아내를 위해서 집안일을 먼저 나서 도와주는 가정적인 사람이었다.

 

이삼열 한국장기조직기증원장은 “삶의 끝에서 다른 생명을 살리기 위해 모든 것을 내주신 주신 기증자 손범재님과 유가족분들의 따뜻한 사랑에 감사드린다”며 “기증자와 유가족의 사랑이 다른 생명을 살리는 희망으로 잘 전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구윤모 기자 iamky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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