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3년 세계 처음 기업운영 설립
1호 ‘바다’ 이후 총 308마리 배출
활동 마친 5마리 은퇴식도 열려
김예지 의원, 짝꿍 태백이와 참석
26일 경기도 용인에서 열린 삼성화재 안내견학교 32주년 기념식에서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은 “지난 32년 동안 안내견들은 (시각장애인) 파트너의 눈이 되어 주고, 가족이자 든든한 친구로 함께해 왔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김 의원의 곁엔 조이에 이은 네 번째 파트너 태백이가 꼬리를 흔들며 서 있었다.

이날 행사에는 시각장애인 파트너와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태백이를 비롯한 안내견 8마리의 입학식과 7~8년간의 안내견 활동을 마치고 반려견으로 삶의 2막을 시작하는 은퇴견 5마리의 은퇴식도 열렸다.
이들은 삼성화재 안내견학교에서 훈련받고 졸업한 동문이다. 삼성화재 안내견학교는 기업이 운영하는 세계 최초이자 유일한 안내견학교로,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1993년 ‘신경영’ 선언 후 설립했다. 안내견을 통해 시각장애인의 독립적인 삶의 의지와 자유를 돕고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자는 선대 회장의 의지가 담겼다.
이 회장은 미발간 에세이 ‘작은 것들과의 대화’에서 “삼성이 처음으로 개를 기른다고 알려졌을 때 일부에서는 사람도 못 먹고 사는 판에 개가 다 무어야 하는 공공연한 비난의 소리를 내기도 했다. 잔잔한 연못에 작은 돌멩이 하나를 던지는 심정으로, 우리는 안내견들을 세상에 내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이듬해 첫 번째 안내견 ‘바다’가 활동을 시작한 이래 삼성화재 안내학교는 매년 15마리 내외를 분양해 지금까지 총 308마리의 안내견을 키워냈고, 현재 85마리가 활동 중이다.
안내견은 생후 8주부터 자원봉사 가정에서 1년간 사회화 훈련을 받는 ‘퍼피워킹’을 마친 후 안내견학교에서 2주, 시각장애인 가정에서 2주간의 ‘파트너 교육’ 등 2년간의 훈련을 거쳐 두 살 때부터 본격적인 안내견의 삶을 시작한다. 8∼10세가 되면 은퇴해 입양가정에서 노후를 보낸다.
퍼피워킹과 은퇴 안내견의 노후를 돌보는 은퇴견 홈케어 봉사, 부모견을 돌보며 우수한 안내견의 지속 탄생에 기여하는 부모견 돌봄 봉사 가정은 누적 2800여 가구에 이른다.
이들의 헌신과 노력에도 시각장애인과 안내견은 공공장소에서 퇴짜를 받기 일쑤였다. 그러나 2020년 김예지 의원이 안내견 조이와 함께 사상 처음으로 국회에 등원했고, 김 의원이 발의한 ‘장애인복지법 40조’ 개정안, 일명 ‘조이법’이 통과돼 지난 4월부터 수술실, 조리장 등을 제외하고 ‘정당한 사유’ 없이 안내견의 출입을 제한할 수 없도록 했다.
이문화 삼성화재 사장은 “지난 32년간 안내견이 시각장애인과 사회의 연결고리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자원봉사자들의 헌신과 정부와 국회, 지자체 등 각계각층에서 지원해 주신 덕분”이라며 “시각장애 파트너와 안내견이 우리 사회의 구성원으로 생활하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사회적 환경과 인식 개선을 위한 노력도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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