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믿을 사람 인식 땐 관계 어려워져
中 문제 등 분명히 해 모호성 줄여야”

이재명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을 앞둔 가운데 트럼프 집권 1기 때인 2017년 10월까지 한국 대미외교 ‘현장 사령탑’ 역할을 했던 안호영(사진) 전 주미대사는 첫 회담 핵심 요소로 ‘신뢰’를 꼽았다.
안 전 대사는 24일 세계일보와의 전화인터뷰에서 “개인 간의 관계를 굉장히 중시하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첫 만남이라는 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를 얻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대통령이 첫 만남에서 ‘저 사람은 믿을 사람이 아니다’라고 인식이 되면 임기 내내 (대미 관계가) 어려워진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신뢰를 얻기 위한 방안으로 안 전 대사는 외국 정상들이 칭찬을 거듭했던 전례를 언급했다. 그는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계속 칭찬하니 트럼프 대통령이 흐뭇해하는 게 얼굴에 보이더라”라고 말했다.
신뢰 구축과 관련해 주요 사안에서 모호성을 줄일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문제 등에서 우리가 어디에 서 있는지를 분명히 해야 한다. 애매모호한 이야기를 자꾸 하게 되면 상대방으로 하여금 의심을 하게 한다”며 “이는 (미국의) 요구가 오히려 더 커지게 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즉흥적인 태도를 보일 가능성에 대해 안 전 대사는 “즉흥적으로 나오는 것은 막을 도리가 없다. 그런 부분은 의도된 경우도 있는 것 같다”며 “우리가 기본을 잘 지키면서, 건드리지 말아야 할 ‘역린’을 피하면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 1기 시절과의 차이점에 대해 그는 “집권 2기에서는 트럼프 대통령도 경험을 많이 쌓았고 인맥도 넓어졌으며, 정책을 구상할 조직도 많이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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