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암세포 자르듯 잘라낼 수 없어”
장동혁 “내부총질 세력과는 결별 불가피”
국민의힘 제6차 전당대회에 나선 김문수 당대표 후보와 장동혁 후보가 23일 결선토론회에서 안철수·조경태 의원 등 당내 쇄신파에 대한 포용 방안을 놓고 정면충돌했다. 두 후보는 ‘포용과 설득’ 대 ‘원칙과 결단’이라는 상반된 철학을 드러내며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반탄(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파 맞대결로 좁혀진 당대표 후보 방송토론회에서 장 후보는 김 후보와 안 의원의 회동을 향해 십자포화를 퍼부었다.
장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중구 채널A 스튜디오에서 “오늘 안철수 후보를 점심 때 만나셔서 도와달라고 지지를 호소하셨지만, 안철수 의원이 결국 뭐라고 얘기했나”라며 “윤 전 대통령과 단절해야 되고, 탄핵을 옹호하는 세력을 받으려 노력하면서 오히려 탄핵 반대 세력이 나가서 따로 당을 차리는 것이 더 현명한 방법이라는 답변만 듣고 오지 않았나”고 공격했다.
이에 김 후보는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단 한마디도 그 이야기가 나온 적이 없다. 안철수 후보를 만나서 대화하고 식사하는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을 어떻게 한다는 이야기는 단 한마디도 없었다”며 “언론에 나온 것만 가지고 막 그냥 공개 토론회에서 사실이 아닌 이야기를 자꾸 하는 것은 상당히 문제가 있다”고 반박했다.

쇄신파 조경태 의원 문제에서도 두 후보간 견해차는 극명하게 갈렸다. 김 후보는 “조경태 후보를 설득도 하고 또 대화도 하고 이렇게 해야지, 그걸 암세포 자르듯이 잘라내야 된다는 것은 과도한 발언”이라며 포용론을 폈다. 그는 “그런 식으로 다 잘라내버리면 국민의힘이 누구와 같이 일하겠나. 당에 있는 주요 지도자, 특히 대표 후보로까지 나온 분들은 정말 소중하지 않나”고 강조했다.
반면 장 후보는 조경태 의원이 ‘500만 당원 명부도 내줘야 된다’고 주장하고 ‘우리 안에 내란 동조 세력이 있다’고 말한 점을 거론하며 “그런 분과 어떻게 계속 함께 가시겠다고 하는 건지, 그게 진정한 통합인지 다시 한번 묻겠다”고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이후 김 후보는 맞수토론에서 장 후보에게 “계속 내부총질하는 사람을 내보내야한다고 하는데 국민의힘 의원이 지금 107명이라 다 내보내면 100석 이하가 된다”며 “장 후보는 개헌저지선이 무너져도 괜찮다며 국민투표로 막자고 하지만 그건 굉장히 위험한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장 후보는 “107명을 다 안고 가면 개헌저지선이 지켜질거라는 생각이 더 위험하다”며 “우리는 107석을 갖고 있었지만 12명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을 찬성해 탄핵을 막지 못했다”고 답했다. 김

김 후보는 앞서 탈락한 쇄신파 후보들의 지지층을 흡수하기 위한 포용 전략을 펼쳤고, 장 후보는 중도 확장 대신 강성 지지층을 적극적으로 파고들어 김 후보의 표를 더 뺏어오는 공세 전략을 펼쳤다.
한동훈 전 대표에 대한 입장에서도 두 후보는 차이를 보였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한동훈과 전한길 중 누구를 공천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 김문수 후보는 “한동훈 대표다. 한 대표는 우리 당 대표였을 뿐 아니라 아직 많은 장래가 있어서, 우리 당 상황을 봐서 적절한 곳에 승리할 수 있는 곳에 바로 한 후보가 나가서 우리 당을 필승으로 이끌 수 있는 곳에 적절히 공천하는 게 맞다”고 답했다.
앞선 방송 토론에서 장 후보가 같은 질문에 극우 성향 유튜버 전한길을 선택한 것과 비교되는 선택이었다. 다만 김 후보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복당 문제에 있어 적극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는 나아가 ”박근혜 전 대통령도 원하면 받는 게 우리당 정통성에 맞다”고 했다. 장 후보는 윤 전 대통령을 면회가겠다고 했다. 그는 “당대표가 되면 인간적 예의를 지키겠다는 의미에서 접견하겠다”고 말했다.

두 후보는 최근 특검의 당원명부 대상 압수수색에 대한 대응 방식을 두고도 의견이 엇갈렸다. 김 후보는 “저는 국민의힘 중앙당사를 압수수색하러 온 특검과 맞서서 10박11일째 철야 농성을 하고 있다”며 “500만 당원 명부가 있는 당사를 혼자서는 못 지킨다. 많은 당원들이 함께 몸으로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장 후보는 “당사를 지키는 것은 방어적인 방법”이라며 “영장 집행을 막는 것은 여러 방법이 있고, 공격이 최선의 방법이다. 영장 집행이 법리적으로 무슨 문제가 있는지 언론에 이야기하고 국민들께 공감을 얻기 위해 1인 시위를 했다”고 맞섰다.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는 24일 모바일 투표와 25일 ARS 투표를 거쳐 26일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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