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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으로 마무리한 ‘안동역 약속’…“‘다큐 3일’ 부활시켜라” 요청까지

입력 : 2025-08-23 11:37:07 수정 : 2025-08-23 11:55:34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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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다큐멘터리 3일’ 특별판, 22일 방송
2015년 8월 안동역 약속 재회 과정 담아
지난 22일 오후 10시 KBS 2TV에서는 2015년 8월15일 안동역 앞의 약속 결말을 담은 ‘다큐멘터리 3일 특별판-어바웃타임편’이 전파를 탔다. KBS 한국방송 유튜브 채널 영상 캡처

 

여행 중인 대학생들과 다큐멘터리를 촬영하던 VJ의 ‘10년의 약속’ 특별편에 지금은 끝난 KBS ‘다큐멘터리 3일’ 재방영을 요청하는 누리꾼들의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앞서 지난 22일 오후 10시 KBS 2TV에서는 2015년 8월15일 안동역 앞의 약속 결말을 담은 ‘다큐멘터리 3일 특별판-어바웃타임편’이 전파를 탔다. 10년 전 ‘내일로’ 중인 학생들의 모습을 촬영하던 이지원 촬영 감독과 ‘10년 후 이곳에서 다시 만나자’던 김유리·안혜연씨와의 재회 과정을 담았다.

 

대화 중 새끼손가락을 걸며 이뤄진 즉흥적인 약속이었지만 재회를 기약한 그날이 점차 다가오면서 누리꾼들의 관심이 증폭됐고, 이 감독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짤막한 다큐 3일 영상을 올리며 보는 이들에게 ‘가느냐, 마느냐’고 물었다.

 

무엇보다 단순한 재회 과정만 담은 게 아닌 당시 카메라를 잡았던 이 감독의 속내와 동료 VJ들의 심정을 담은 인터뷰도 다뤄 인연에 대한 고찰, 약속의 무게 등에 관한 여러 가지 생각 거리를 시청자들에게 던졌다. 아무도 오지 않을까 걱정도 되고 소위 바람맞은 아저씨가 될까 걱정도 되지만, 혼자서라도 약속 장소에 나가는 낭만을 보여줘야겠다는 게 이 감독의 심정이었다.

 

안동역 앞 이들의 약속은 모든 것이 빠르게 변하는 세상 속에서도 10년 동안 변하지 않는 그 무엇이 있다는 것을 알렸다는 점에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커다란 화제가 됐다. 이들의 약속 장면이 담긴 다큐 3일 클립 유튜브 영상에도 ‘꼭 만나기를 바란다’ 등 응원 댓글 수백개가 달리기도 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일도 있었다. 약속 당일 세 사람이 만나기로 한 구 안동역 광장에 폭발물을 터뜨리겠다는 협박글이 접수돼 현장 통제가 이뤄지면서다. 이 감독 등에게 다가온 경찰의 대피 안내도 고스란히 재회 과정을 다룬 영상에 담겼다.

 

지난 22일 오후 10시 KBS 2TV에서는 2015년 8월15일 안동역 앞의 약속 결말을 담은 ‘다큐멘터리 3일 특별판-어바웃타임편’이 전파를 탔다. 안동역 재회 과정을 담은 이지원 촬영 감독이 영상에서 이번 만남에 대해 말하고 있다. KBS 한국방송 유튜브 채널 영상 캡처

 

그럼에도 이들의 만남은 성사됐다. 15일 오전 7시48분 정각에 김유리씨가 나타났다. 다만, 이 과정은 김유리씨의 요청으로 촬영하지 않았고, 두 사람은 인사와 함께 각자 휴대전화로 기념사진만 남겼다. 또 다른 약속 당사자인 안혜연씨는 약속 전날인 14일 메시지로 ‘해외에서 생활하며 일로 바빠 한국에 나가지 못했다’며 ‘그때 소중한 기억은 늘 마음에 간직하고 있어요’라는 연락을 미리 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감독은 영상에서 “잘 살았어요? 잘 살아줘서 기뻐요”라고 인사를 나눴다며 “약속이니까 나왔다고, 가면 갈수록 약속이라는 것이 무거워졌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언급했다. 그는 “그분이나 저나 비슷한 감정을 계속 느낀 것 같다”면서도 “낭만을 지켰으니 뿌듯하지 않을까”라고 덧붙였다.

 

이날 방송 내레이션은 가수 유열이 맡았다. 과거 60회 이상 내레이션으로 참여해 다큐 3일의 대표 목소리로 꼽혔던 유열은 8년 전 폐섬유증 진단을 받고 활동을 중단한 바 있다. 긴 투병 끝에 목소리를 되찾고 이번 특별편에 참여한 것이다. 그는 “다시 살아나 목소리로 만날 수 있다는 게 (…) 기적 같은 일”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KBS 유튜브 채널에 23일 올라온 ‘어바웃타임’ 영상에는 게재 하루도 되지 않아 댓글 1000여개가 달렸다. 누리꾼들은 ‘10년 전 약속을 아무도 잊지 않았다니 감동’, ‘안동역 현장에서 지켜보던 시민들은 방해가 되지 않으려 조용히 응원했다’, ‘청춘과 낭만이 이겼다’ 등 다양한 반응이 이어졌다. 특히 ‘다큐 3일을 제발 부활시켜달라’ 등 우리 주변 이웃들의 삶을 담은 프로그램의 재방영을 요청하는 댓글도 눈에 띄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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