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 꽃 핀 건 자주 감자
파보나 마나 자주 감자
하얀 꽃 핀 건 하얀 감자
파보나 마나 하얀 감자
권태응 시인(1918~1951)의 시 ‘감자꽃’이다. 이 시는 일제강점기에 발표된 그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자주’ ‘하얀’이라는 글자가 주는 의미와 함께 꽃만 봐도 땅속 감자알 색을 알 수 있다는 확신이 담겼다. 충북 충주시 탄금대에는 그를 기리는 ‘감자꽃 노래비’가 있다.
충주시는 ‘권태응 동시길 조성 사업’을 추진 중이라고 21일 밝혔다. 아동문학가이자 항일운동가인 그의 문학과 정신을 기리기 위해서다.

이 길은 탄금대 ’감자꽃 노래비‘에서 시작해 탄금공원 인근 생가터, 금릉동 묘소까지 이어진다. 산책형 문학길로 총 3.4㎞(도보 약 50분)다.
칠금동 폐철도 터에 있는 미세먼지차단숲과 연계한 ’권태응 시화산책길‘도 조성했다. 미세먼지차단숲에는 동시길 전체를 설명하는 권태응 동시길 안내와 대표 작품을 담은 시화판 7기가 길을 따라 일정한 간격으로 설치됐다.
권태응 시인은 충주시 칠금동에서 태어났다. 1969년 5월 감자꽃 노래비가 세워졌고 독립운동 공로로 2005년 대통령 표창을 추서 받았다.
시인의 작품은 동요와 동시집, 소설, 수필 등이 유족에 의해 공개됐다. 특히 ‘오곤자근’이라는 시에서 꿀벌과 생쥐, 아기 등이 서로 정답게 지내는 모습을 표현하는 등 시인의 작품 곳곳에 우리말이 풍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편집은 서민의 삶이나 지식인의 고민, 농민 화합 등의 내용이 주를 이룬다.
이런 권태응 시인을 찾는 문학가 등이 탄금대와 생가, 묘소 등에 줄을 잇는다. 이에 시는 시인의 작품을 보며 걷는 문학이 곁들여진 산책길 조성에 나섰다. 또 내년에는 시인의 묘 주변을 ‘권태응 문학동산’으로 꾸민다
여기에 매년 문학상을 수여한다. 올해 8회째를 맞는 ‘권태응 문학상’은 지난해 국내 출간된 동시집 등을 대상으로 선정한다.
충주시 관계자는 “권태응 동시길은 충주 고유문화 자산으로 문화적 정체성을 확립하는 산책형 문학길이 될 예정”이라며 “이 길을 걸으며 일상에서 정서적 휴식을 가질 수 있게 공간 조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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