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닐하우스가 여러 농업 환경 중에서 가장 기온이 높아 온열질환에 취약한 환경으로 조사됐다.

기상청이 19일 발표한 ‘폭염 특별관측’ 중간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 7월 농업환경에서는 고추밭의 기온이 가장 높았고, 과수원(배)과 논, 그늘 순으로 폭염 강도가 강했다.
고추밭의 평균 일 최고기온은 과수원보다 0.4도, 논보다 0.9도 높았다.
비닐하우스는 위험 수준이었다. 인근 고추밭보다 평균 3.9도 더 높았고, 7월 8일 관측 때는 오후 2시 기준, 최대 11.5도 더 높았다.
폭염의 강도가 비닐하우스, 밭, 과수원, 논 순으로 강했던 것이다.
농작업 환경에서 높이별 기온 차이도 확인됐다. 고추밭에서 수행한 높이별 관측 결과에 따르면, 허리를 굽히거나 앉아서 일하는 높이(지상 50㎝)에서의 일최고기온이, 일반적으로 서 있는 높이(성인 평균 얼굴 높이, 지상 150㎝)에서 보다 평균 1.8도 더 높게 나타났다.
한편 고추밭 옆 그늘(정자)에서는 오후(12∼18시) 평균기온이 평균 0.8도 낮게, 최대 3.0도까지 낮게 나타나는 등 농업환경 중에서 가장 낮은 기온을 기록했다.
피서지에서는 주변 지역보다 기온이 더 낮게 나타나는 사례도 확인됐다. 한여름에도 얼음이 어는 것으로 유명한 경남 밀양시 밀양얼음골은 월평균 최고기온이 8.8도 더 낮게 나타났고, 휴양림인 전남 구례군 지리산정원은 2.7도, 충북 음성군 백야자연휴양림은 1.6도, 계곡인 강원 인제군 백담사는 2.2도가 더 낮게 관측됐다.
반면 일사량이 많은 해수욕장의 일평균기온은 인근지역 보다 평균 0.2∼0.3도 더 높게 나타났다. 다만, 기상상황에 따라 바다에서 육지로 해풍이 불 때는 해수욕장의 기온이 크게 내려가기도 했다. 동해안의 경북 영덕군 장사해수욕장에서는 북동풍이 불 때 순간적으로 기온이 약 4.0도 낮아지고, 습도는 약 15%p 상승하는 현상이 관측됐다.
‘폭염 특별관측’은 국민들이 실제로 생활하거나 여행하는 공간에서의 폭염 특성을 파악하기 위해 이동형 기상관측장비를 사용해 다양한 환경에서 한시적으로 수행된 비정규 기상관측이다.
기상청은 올해 6월부터 8월까지 농업환경(논, 밭, 비닐하우스 등)과 계곡, 휴양림 등 총 14개 지점에서 특별관측을 실시했다.
이미선 기상청장은 “비닐하우스나 밭에 일하는 경우 폭염에 더 큰 영향을 받을 수 있으니 각별히 유의하시기 바라며, 부득이 농작업 시에는 반드시 인근 그늘에서 주기적으로 휴식을 취해주시길 당부드린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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