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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기 단 K2전차, 굉음 내며 질주하다 조준사격 급전환

입력 : 2025-08-21 06:00:00 수정 : 2025-08-20 20:57:47
창원=김희정 기자 h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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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로템 창원공장 르포

고출력 엔진 탑재 시속 70㎞ 달려
자동장전장치로 승무원 1명 줄여
방산공장 한 대 생산 10개월 걸려

2022년 1차 공급계약 무사히 진행
지난 1일 9조원 규모 2차계약 성사
폴란드형 K2전차 최초 양산키로
기술이전 통해 61대는 현지 생산

‘부우우웅 쾅쾅 쾅쾅’

지난 14일 현대로템 경남 창원공장 주행 시험장. 자그마한 폴란드 국기를 부착한 K2 전차 2대가 굉음을 내면서 질주했다. 56t급 육중한 탱크가 속도를 내기 시작하자 120㎜ 활강포와 탱크 뒤꽁무니에서 검은색 연기가 뿜어 나온다. K2 전차는 1500마력 고출력 엔진을 탑재해 포장도로에서는 70km/h까지 속도를 낼 수 있다.

현대로템 경남 창원공장에서 시범 운행 중인 K2전차. 현대로템 제공

주행 시험장을 한 바퀴 돌고 온 K2 전차들이 이번엔 제자리에서 빙빙 돌았다. 하늘을 향해 비스듬히 치솟아있던 활강포는 이제 땅과 수평을 맞춰 내려온다. 바퀴가 달린 하부(차체)가 부지런히 돌아갔지만, 활강포가 달린 상부(포탑)는 고정돼 움직이지 않았다. 조준사격을 위해서다. K2 전차에 적용된 활강포는 현재 북한이 보유한 대부분의 전차를 파괴할 수 있을 만큼 강력한 화력을 자랑한다고 한다. K2 전차는 캡틴·드라이버·포수 3명이 한 팀을 이뤄 탑승하는데, 자동장전장치를 채택해 이전보다 승무원 1명을 줄일 수 있었다.

주행 시험장 바로 옆에는 K2 전차와 차륜형 장갑차 등을 조립하는 방산 공장이 있다. ‘품질혁신 고객감동’이라는 글자가 벽 곳곳에 붙어 있다. 후끈한 열기로 가득한 방산 1공장 안에서는 폴란드로 보내질 K2 전차들의 조립이 한창이었다. 용접·가공·도장·조립이 모두 이곳에서 이뤄지는데, 보통 10개월에 K2 전차 한 대가 만들어진다. 한성욱 방산공장장은 “빠른 납기와 신뢰받는 높은 품질을 확보하기 위해 30년 이상의 전차 전문 생산인력 운영과 철저한 완성차 검수에 모든 역량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로템은 지난 1일(현지시간) 폴란드 현지에서 폴란드 군비청과 65억달러(약 9조원) 규모의 ‘폴란드 K2 전차(K2GF)’ 2차 이행계약을 맺었다. 2022년 7월 K2GF 긴급소요분 180대를 우선 공급하는 1차 이행계약에 이은 후속 계약으로 현지 기술이전과 생산을 함께 추진하는 것이 핵심이다. 현대로템은 2008년 독일 등 선진 전차대국을 제치고 튀르키예에 K2 전차 기술 수출에 성공한 이래 방산부문 사업 확대를 위한 해외시장 수출 기회를 꾸준히 모색해왔다.

계약에는 K2GF 추가 물량 116대와 최초 양산되는 ‘폴란드형 K2 전차(K2PL)’ 64대, K2 계열전차 3종(구난·개척·교량) 81대, 폴란드군 유지보수정비(MRO) 서비스·교육, 기타 탄약·수리부속 예비품 등이 포함됐다. K2PL은 폴란드군의 요구사항을 K2 전차에 100% 반영해 개량한 최신형 첨단 무기체계다. 운용성 및 편의성 개선으로 미래 전장환경 대응 능력을 확보했으며, 첫 시제 3대만 국내에서 생산 예정이고 61대는 PGZ 그룹 산하 방산 업체인 부마르가 현지 생산한다.

현대로템 전차 사업은 폴란드군으로부터 지속적으로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고 있다. 이는 K2의 디지털화·탁월한 기동성·5km의 높은 사격명중률 등 성능뿐 아니라, K2GF 전차 180대 계약 중 지난 7월 현재 총 133대를 현지에 지연 없이 납품 완료하는 등 신속한 납기가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1차 계약에 이어 2차 계약 또한 성사된 배경이다.

이정엽 디펜스솔루션사업본부장은 “폴란드와 1차 이행 계약을 체결한 이후, 2년 반 이상 장고의 협상 끝에 K2 전차 2차 이행 계약을 성공적으로 체결했다”며 “이번 계약을 기점으로 현대로템은 단순한 제품 수출을 넘어 대한민국과 폴란드의 중장기 국방 파트너십을 공고히 하는 데 더욱 기여할 수 있도록 박차를 가할 예정”이라고 했다.

현대로템은 ‘K방산’ 수출 상승세와 함께 창사 이래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상반기 누적 매출액 2조5937억원, 영업이익 4604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40.8%, 192.4% 증가했다. 폴란드 K2 전차 2차 이행계약 65억달러는 3분기 수주 잔고에 반영될 예정이다.


창원=김희정 기자 h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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