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선 지능을 가진 중학교 동창생을 꾀어 거액의 대출을 받게 하는 등 경제적 착취를 하고, 폭행 등도 일삼은 30대 남성이 구속됐다.
충북 제천경찰서는 장애인복지법 위반 및 상습 특수상해 등의 혐의로 A씨를 구속 송치했다고 20일 밝혔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A씨는 2021년 9월부터 올해 5월까지 중학교 동창이자 경계선 지능인인 B씨에게 일자리를 준다고 꾀어 자신이 관리하는 운수 사업장에서 근무하게 하면서 임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고, 폭행과 욕설을 일삼았다.
이 기간 B씨는 컨테이너에서 생활하면서 벌크시멘트트레일러(BCT) 내부 청소 등을 해야 했다.
착취는 이 정도에서 그치지 않았다.
A씨는 B씨 명의로 여러 곳에 개인 사업장을 내게 한 뒤 이를 담보로 대출받게 해 가로챘다.
지난해에는 자신이 생활할 아파트를 B씨 명의로 구매하기도 했다.
B씨 측은 금융기관 등의 대출은 모두 강요에 의해 이뤄졌으며, 대출 규모와 임금 미지급액은 총 8억9천여만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A씨는 B씨에게 뜯은 돈으로 취미를 즐기는 등 여유로운 생활을 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A씨의 범행은 B씨의 가족에게 채권자들이 변제를 독촉하면서 꼬리가 밟혔다.
B씨 가족은 "B가 친구를 통해 일을 하는 줄만 알았고, 집에 가끔 오는 날도 방에서 잠만 자고 가 A의 범행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고 전했다.
충북북부장애인권익옹호기관은 가족의 품으로 돌아간 B씨에 대한 의료지원에 나섰다.
경계선 지능인은 지능지수(IQ)가 71∼84로 지적장애에 해당하지 않지만, 인지·학습 능력 부족으로 사회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을 가리킨다.
B씨는 손에 장애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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