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전 개혁 완수’ 목표 놓고
정청래측 “속도조절 없다” 고수
원내 지도부는 연내 추진 시사
檢 건진 돈다발 띠지 분실 놓고
鄭 “검찰 스스로 해체 중” 질타
“검찰 개혁 최종안 26일 확정”
“정 대표의 정치적인 메시지로 이해하면 좋을 것 같다.”(같은 당 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
검찰청 폐지가 목표인 검찰개혁 법안 처리 시점을 두고 민주당 내부에서 엇갈린 입장이 나오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개혁 추진의 속도를 조절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 당의 공식 입장이다. 하지만 당 지도부와 원내대표단의 메시지에 온도차가 있어 두 그룹 간의 의견 조율이 불가피해 보인다.

문 원내수석은 20일 MBC 라디오에서 정 대표의 ‘추석 전 검찰개혁 완수’ 방침에 대해 “그만큼 차질 없이 검찰개혁을 진행하겠다는 취지”라며 “추석 전 완료라는 것은 (개혁 법안의) 얼개 그림을 추석 전에 국민한테 선보이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그는 “입법이 완료되려면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며 “정기국회 안에는 검찰개혁 입법도 완료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사실상 추석 전이 아니라 ‘연내 추진’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됐다.
문 원내수석의 발언은 이재명 대통령이 검찰개혁과 관련해 “공론화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고 정성호 법무부 장관에게 주문한 데 이어 김민석 국무총리가 “정부·여당 간, 검찰개혁을 주장해 온 각 정당 간 조율할 시간을 충분히 갖는 게 좋다”고 언급한 이후 나온 것이다. 전당대회 당시 ‘추석 전 처리’를 거듭 강조하며 “3개월 안에 개혁입법을 끝내겠다”던 정 대표의 공약과는 온도차가 있다.
이와 관련, 민주당 문대림 대변인은 “정 대표는 추석 전 약속을 지키기 위해 거침없이 나아갈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개혁과제에 대한 후퇴는 현재까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문 원내수석의 발언에 대해선 “원내대표단과 수시로 의논하지만 문 원내수석과 소통을 못 해 뭐라고 말하기 어렵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정 대표도 경주에서 주재한 당 회의에서 검찰이 건진법사 전성배씨로부터 압수한 관봉권 5000만원의 띠지를 분실한 점을 지적하며 검찰개혁 의지를 재확인했다. 띠지는 검수관의 도장과 취급지점 등 정보를 담고 있어 자금 흐름을 파악하기 위한 핵심 증거로 활용된다. 정 대표는 “검찰 해체는 검찰 스스로 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질타했다.

당 검찰정상화특별위원장인 민형배 의원 또한 세계일보에 “천재지변이 없는 한 멀쩡한 대한민국에서는 검찰개혁을 안 할 수 없다”고 했다. 특위는 이날 비공개 당정협의회를 열고 검찰개혁 논의를 이어갔다. 민 의원은 이달 26일 최종 개혁안을 확정하겠다는 기존 계획에 변함이 없다며 “당대표의 의지가 확실하다”, “누구도 속도 조절을 얘기하는 사람이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우원식 국회의장은 한 유튜브 방송에서 “국민 삶과 직결된 문제여서 땜질식으로 할 게 아니다”라면서도 “속도를 조절하자는 건 아니다”라고 중립적 입장을 취했다. 조국혁신당 윤재관 수석대변인은 “개혁 과정에서 정부·여당과 긴밀히 논의하면서도 비판할 것은 비판할 것이라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지켜보는 중”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사법개혁한다고 검찰개혁한다고 이름을 붙였지만 사실상 검찰개악이고 사법개악”이라며 “사법시스템을 망가뜨리고 일당독재하겠다는 시도로밖에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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