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중국발 공급과잉·中 경기침체 직격탄에 적자 ‘눈덩이’

입력 : 2025-08-20 17:50:31 수정 : 2025-08-20 21:20:08
박유빈 기자 yb@segye.com

인쇄 메일 url 공유 - +

왜 어려워졌나

4대 기업 상반기 적자 4762억원
정부 대응 없인 절반 폐업 전망도

석유화학 산업이 정부가 나서 구조개편을 할 만큼 힘들어진 배경으로는 중국발 공급과잉과 중국 경제침체가 있다. 국내 석유화학 업체들은 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수출하는데 그중 절반은 중국으로 보내왔다. 하지만 중국이 ‘자급자족’을 선언하며 자체 생산에 나선 데다, 최근 중국 부동산 경기 침체 등으로 내수 수요가 줄자 해외로 ‘밀어내기’ 수출하면서 국내 업황이 급격히 나빠진 것이다.

석유화학 업체가 밀집해 있는 전남 여수시 여수국가산업단지에서 하얀 수증기가 올라오고 있다. 연합뉴스

20일 국내 주요 석유화학사 반기보고서 등에 따르면 국내 4대 석유화학 기업(롯데케미칼·LG화학·한화솔루션·금호석유화학) 상반기 합산 영업손실이 4762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7배 가까이 늘었다. 각 기업 공시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올해 2분기에 매출이 4조1971억원으로 지난해 동기(5조901억원) 대비 17.5% 감소했다. 2분기 영업이익은 2449억원 적자로, 지난해 2분기(-1213억원)보다 101.9% 더 악화했다.

 

LG화학은 2분기 매출 11조4177억원에 영업이익 4768억원을 기록했는데 이 중 석유화학 부문은 매출 4조6962억원에 영업손실 904억원을 기록했다. 이런 탓에 보스턴컨설팅그룹은 지난달 정부에 적극적인 대응이 없을 시 3년 안에 국내 석유화학 산업의 절반이 사라질 것이란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롯데케미칼이나 LG화학 모두 기존에 많이 생산하던 범용 제품에서 고부가 스페셜티로 전환을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 가시적이고 회사 수익성을 이끌 만한 연구개발(R&D) 성과를 내지는 못하는 실정이다.

 

조용원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공급과잉보다 수요 감소에 석유화학업계의 급격한 침체 원인이 더 있다고 분석했다.

 

조 연구위원은 “사실 공급과잉 우려는 몇 년 전부터 지속적으로 있었고, 중국·중동 등 전 세계 설비 신증설 계획은 이미 공공연한 정보였지만 중국이 부동산 문제 등으로 실물경제로 내수 활성화 정책이 이어지지 않았다”며 “문제는 2022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당시 중국 신증설 프로젝트가 일부 연기됐고 국내에서는 방호용품이나 각종 비대면 서비스로 인한 비닐 수요가 늘면서 석유화학 업계 실적이 좋았다”고 말했다.

 

오윤재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대기업은 원료 관계도 얽혔고, 실적으로 가시화하는 사업 전환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가 사업 전환을 서둘렀어야 한다는 지적도 일면 합당하지만, 그동안 기업이 이미 지어둔 설비를 무시하고 자발적으로 구조조정을 하기란 어려웠다”고 말했다.


박유빈 기자 yb@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서예지 '반가운 손인사'
  • 서예지 '반가운 손인사'
  • 김태희 ‘눈부신 미모’
  • 임윤아 '반가운 손인사'
  • 손예진 '우아한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