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애니메이션 영화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그동안 중국 박스오피스 부동의 흥행 강자였던 일본 애니메이션을 제치고 중국 2D 애니메이션 ‘노바디 (Nobody,小妖怪的夏天)’가 새로운 흥행 주인공으로 자리매김했다.
19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8일 기준 애니메이션 ‘노바디’는 10억 위안(약 1945억2000만원)을 약간 넘는 수익을 올렸다”며 “‘노바디’는 그동안 중국 박스오피스 1,2위를 차지하던 일본 애니메이션을 제치고 역사상 가장 높은 수익을 냈다”고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노바디’가 개봉하기 전인 지난 2일까지 중국 박스오피스 역대 1위는 일본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스즈메 문단속’으로 총 수익 8억700만 위안(약 1569억7764만원)을 기록했다. 2위와 3위 역시 각각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7억9100만 위안·1538억6532만원)’, 신카이 감독의 ‘너의 이름은(7억1300만위안·1386억9276만원)’으로 모두 일본 애니메이션이 상위권을 독점하고 있었다.
중국 애니메이션 ‘노바디’는 2023년 온라인 애니메이션 시리즈 '중국기담(Chinese Bizarreries)'을 원작으로 제작됐고 중국 고전 소설 서유기를 배경으로 한다. 무명의 작은 요괴들이 불교 경전을 얻기 위한 여정을 떠나는 이야기로, 운명에 저항하고 인간의 의지로 극복해나가는 서사 구조가 관객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
제작은 중국 대표 애니메이션 제작사인 상하이 애니메이션 필름 스튜디오가 맡았다. 이곳은 중국의 1980~90년대들이 어린 시절 즐겨본 만화 영화를 만든 곳으로 이번 작품에서도 전통 미술 스타일의 캐릭터를 선보이는 등 중국적인 미학 요소를 효과적으로 구현했다는 평가를 받는고 있다.
중국 예술 작품 평점 플랫폼인 ‘더우반(Douban)’에서도 ‘노바디’는 8.5점의 높은 점수를 기록 중이다. “주인공의 고난과 감정에 깊이 공감했다”는 등의 관객 리뷰가 5000건이 넘는 ‘좋아요’를 받는 등 애니메이션 스토리에 극찬하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노바디’의 이례적인 성공을 제외하면 올 여름 중국 전체 영화 시장은 여전히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중국 최대 영화 티켓 예매 애플리케이션 ‘마오옌(Maoya)’에 따르면 6월 이후 전체 상영 횟수는 약 3213만 회로, 전년 대비 16.17%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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