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30·미국)는 지난해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최종전에서 손쉽게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2차전 결과에 따라 페덱스컵 1위를 차지한 셰플러가 10언더파의 보너스 타수를 안고 최종전 1라운드를 출발했기 때문이다. 실제 셰플러는 최종라운드에서 2위를 4타 차로 따돌리며 우승했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최종전 보너스 타수가 폐지돼 모든 선수는 동등한 위치에서 승부를 다툰다. 30위 선수여도 얼마든지 우승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래도 셰플러가 가장 유력한 우승후보로 꼽힌다. 그는 1차전 공동 3위, 2차전 우승을 차지할 만큼 샷감이 절정에 있다.

셰플러가 21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이스트레이크 골프클럽(파 70·7440야드)에서 개막하는 최종전 투어 챔피언십에 출전해 대회 2연패 대기록에 도전한다. 2007년 시작된 투어 챔피언십에서 2년 연속 우승자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셰플러는 올해 18개 대회에 출전해 톱10에 15차례나 들었고 메이저 대회 PGA 챔피언십과 디 오픈 포함 5승을 거뒀다. 특히 지난주 2차전 최종일 4타차 열세를 뒤집고 2타차 역전 우승을 일굴 정도로 펄펄 날고 있어 최종전 2연패 달성 가능성이 높다. 이미 정규대회를 마치고 페덱스컵 랭킹 1위 보너스 1000만달러, 1차전 3위 상금 116만달러, 2차전 우승상금 360만달러와 랭킹 1위 보너스 500만달러를 받은 셰플러서 최종전 우승 상금 1000만달러까지 가져가면 모두 2976만달러(약 413억원)를 벌게 된다. 그가 지난해 최종전 우승 상금으로 받은 2500만달러보다 많은 액수다. 플레이오프는 올해부터 상금을 골고루 배분했지만 셰플러가 매 대회 빼어난 성적을 내면서 상금도 독차지하는 모양새다.

셰플러의 우승을 저지할 선수로 세계랭킹 2위, 페덱스컵 랭킹 2위에 오른 로리 매킬로이(36·북아일랜드)가 우선 거론된다. 올해 마스터스에서 우승하며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 매킬로이는 1차전을 건너뛰며 샷감을 다듬었고 2차전에서 공동 12위에 올라 예열을 마쳤다. 2016년, 2019년, 2022년 최종전에 우승한 매킬로이는 가공할 장타력과 풍부한 경험을 앞세워 4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한국 선수 중 유일하게 7년 연속 최종전에 진출한 임성재(28·CJ)의 성적도 관심사다. 그는 페덱스컵 랭킹 28위로 순위가 낮지만 2022년엔 아시아 선수 최고 순위인 준우승을 차지했다. 지난해는 단독 7위에 오를 정도로 최종전에 강한 면모를 보였다. 다만 떨어진 샷감이 문제다. 임성재는 최근 출전한 10개 대회에서 4차례 컷탈락했고 톱10은 한번도 기록하지 못했다. 그가 ‘최종전의 사나이’로 드라마를 쓸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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