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언석 “500만 당원 명부 털겠단 것은
모든 당원을 잠재적 범죄자로 보는 것”
특검팀, 국회 찾아 국힘측에 협조 요청
김문수, 중앙당사서 엿새째 숙식 농성
안철수 “李정권은 압색정권” 날선 비판
최고위원 후보 토론회선 ‘계몽령’ 설전
18일 김건희 특별검사팀(특검 민중기)의 국민의힘 당원 명부 확보 재시도가 이어진 가운데, 국민의힘은 영장 집행 저지를 위한 총력전을 펼쳤다. 소속 의원들은 특검팀 사무실 앞과 법원에서 잇달아 현장 의원총회를 개최하며 특검 수사에 항의했다. 최고위원 후보 방송토론회 역시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찬반으로 공방이 이어지면서 전당대회는 ‘반탄 대 찬탄’ 구도로 굳어지는 모양새다.
국민의힘 지도부 등 의원 40여명은 이날 오후 특검팀 사무실이 위치한 서울 KT광화문빌딩웨스트 앞에서 현장 비상의원총회를 열고 ‘야당탄압 정치보복 압수수색 중단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송 비대위원장은 “500만에 이르는 국민의힘 당원 전체 명부를 압수수색으로 털겠다는 것은 당원 전체를 잠재적인 범죄자로 본다는 것”이라며 “야당을 범죄자 집단으로 몰아가는 민중기 특검이야말로 수사를 빙자해서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송 비대위원장은 특검을 향해 “수사는 뒷전이고 언론플레이에만 몰두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현장에서는 소란이 일어나기도 했다. 윤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씨가 특검 사무실에 출석하자, 보수·진보 진영 지지자들이 인근에 한꺼번에 몰렸다. 진보 진영 지지자들은 국민의힘 의원들을 향해 “빨리 해산해”라고 외쳤지만, 보수 지지자들 사이에선 “김 여사 여성인권 보장하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으로 자리를 옮겨 비상 의총을 이어갔다.
특검팀은 이날 오후 국회 본청을 찾아 국회를 찾아 국민의힘 측에 수사 협조를 요청했다. 당 법률자문위원인 곽규택 수석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만약 영장 집행하는 것이 의도라면 지난번과 상황이 달라지지 않았기 때문에 국민의힘으로서는 영장 집행에 응할 수 없다”고 말했다.
조경태 후보를 제외한 당대표 후보들도 특검 규탄에 목소리를 보탰다. 김문수 후보는 이날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엿새째 숙식 농성을 진행했다. 김 후보는 YTN 방송에 출연해 “이재명이 당원 명부 500만부를 압수수색하겠다고 하고, 국민의힘을 해체시킬 수 있는 내란특별법을 제출해서 당을 해체하려고 한다”며 “국민의힘이 없어지면 일당독재가 되는데, 이런 것을 막아내는 데 지도자와 당원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철수 후보도 페이스북을 통해 “범죄 혐의에 대한 핀셋 수사를 해야 하는 특검에서 무작위 무분별한 압수수색, 더 나아가 당원 명부 전체를 통째로 강탈하는 행태는 누가 봐도 정치보복”이라며 “모든 사안을 압수수색으로 대응하는 모습은 이 정권을 ‘압색정권’이라 부르게 만든다”고 밝혔다.
장동혁 후보 또한 TV조선 유튜브에 출연해 특검의 당원 명부 확보 시도에 대해 “명백한 종교의 자유, 그리고 정당민주주의를 해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장 후보는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한 법원을 향해서도 “사법부가 스스로 누워버리고, 모른 척하고 죽은 척하고 있지 않으냐”며 “정치 특검에 협조하고 결국 정권의 하수인이 되기로 결정하면, 정치 특검과 정권의 칼날이 사법부의 심장을 관통하는 날이 올 것”이라고 직격했다.
다만 조 후보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란 특검이나 김건희 특검이나 채해병 특검의 정점은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라며 “왜 우리 당이 윤 전 대통령과 운명을 함께하려고 하나. 정치적 절연을 빨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열린 최고위원 후보 방송토론회에서도 윤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찬반 논쟁이 이어졌다. 청년최고위원에 출마한 손수조 후보와 우재준 후보는 ‘계몽령’ 표현을 두고 설전을 이어갔다.
우 후보는 “계몽령이라는 것 자체가 계엄의 긍정적 효과를 굉장히 강조한 표현”이라며 “계엄은 분명한 윤 전 대통령의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손 후보는 “계몽령은 더불어민주당의 탄압 속 그렇게 할 수밖에 없던 상황에 대해 우리가 깨우쳤다는 말”이라며 “계몽령을 외치는 분들을 극우라는 프레임으로 묶어두고 당에서 척결 대상으로 보는 게 굉장히 우려스럽다”고 맞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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