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휴전 대신 평화협정을”
즉각 휴전에 부정적 입장 표명
푸틴도 구체적 합의 언급 안 해
젤렌스키, 18일 美 백악관 방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6년여 만에 직접 만났으나 우크라이나 전쟁 휴전에 대한 합의 발표 없이 정상회담을 마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휴전 협정 대신 종전을 의미하는 ‘평화 협정’으로 직행하기로 했다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이 같은 내용에 동의하라고 압박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과 전쟁 종식 방안을 논의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미국 알래스카주 앵커리지 북부 엘먼도프-리처드슨 합동기지에서 푸틴 대통령과 3시간 가까이 회담을 한 뒤 진행한 공동 기자회견에서 “매우 생산적인 대화를 했다. 우리가 합의한 여러 지점이 있었다”면서도 당장 전쟁을 멈추겠다는 휴전 논의와 관련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푸틴 대통령은 구체적인 합의사항은 밝히지 않으면서 “우리나라는 (우크라이나와) 갈등을 끝내는 데에 진지하게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와 유럽이 강하게 주장해 온 즉각적 휴전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푸틴 대통령과) 끔찍한 전쟁을 끝내는 최선의 방법은 단순한 휴전 협정이 아니라 평화협정으로 직행하는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그는 “(미·러) 정상회담은 아주 잘 끝났고, 젤렌스키 대통령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을 비롯한 유럽 지도자들과의 전화 통화도 잘 진행됐다”면서 젤렌스키 대통령이 18일에 백악관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모든 일이 잘 진행된다면 이후 푸틴 대통령과 회담 일정도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가 (미·러 정상이 논의한 휴전 조건에) 동의해야 한다”(폭스뉴스 인터뷰)고 강조했다. 그는 또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하고 싶은 조언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합의하라는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도 16일 크레믈궁에서 대통령실, 군대, 의회 등의 지도부와 연 회의에서 “적대행위를 가능한 빨리 종결해야 한다는 미국 정부의 입장을 존중하며 우리도 원한다”며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은) 필요한 결정에 더 가까워지게 했다”고 밝혔다.

휴전에 대한 아무런 합의를 내놓지 않은 미·러 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젤렌스키 대통령은 답답함을 토로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6일 SNS에 “러시아는 그동안 휴전을 향한 많은 요구를 묵살했고, 살상을 언제 멈출지에 대해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며 전쟁을 종식하려는 노력이 복잡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가 합의를 하지 않을 경우 ‘2차 관세’(러시아산을 수입하는 국가에 부과하는 관세) 도입 등 ‘심각한 후과’를 겪을 것이란 자신의 언급과 관련해 “지금은 그것을 생각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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