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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성 언급한 이시바, '전후 메시지' 발표할까…보수파 반발 과제

입력 : 2025-08-16 10:53:40 수정 : 2025-08-16 10:5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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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후 80년 담화 못 냈지만 패전일 추도사서 아베가 중단했던 '반성' 단어 사용
'항복문서 조인' 내달 2일 메시지 낼 수도…"다시 전쟁하지 않는다는 관점 중요"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패전일 전몰자 추도식에서 일본 총리로는 13년 만에 '반성'을 언급하면서 그간 의욕을 보여왔던 전후 80년 메시지를 발표할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16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이시바 총리는 전날 추도사를 통해 "그 전쟁의 반성과 교훈을 이제 다시 가슴 깊이 새겨야 한다"며 "비통한 전쟁의 기억과 부전(不戰·전쟁하지 않음)에 대한 결연한 맹세를 계승해 항구적 평화로 나아갈 행동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역대 일본 총리는 1994년부터 전몰자 추도식에서 '반성'을 언급했으나, 아베 신조 전 총리가 2012년 12월 재집권한 이후인 2013년부터는 '반성'을 말하지 않았다.

아사히신문은 이시바 총리가 전날 언급한 '부전의 맹세'라는 표현도 역대 총리들이 써 왔으나, 아베 전 총리 재집권 이후 사용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아베 전 총리는 2016년 이후 '애도'라는 용어를 언급하지 않았고, 2020년 총리 재임 중 마지막 추도사에서는 '역사의 교훈'도 말하지 않았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짚었다.

나카키타 고지 주오대 교수는 "이시바 총리가 반성을 명확히 말한 것은 아베 전 총리의 전후 70년 담화를 의식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닛케이에 말했다.

그는 전후 70년 담화에서 사죄의 숙명을 후대에 짊어지게 하지 않겠다고 했던 아베 전 총리와 반대로 이시바 총리는 전쟁을 모르는 사람이 많아졌기 때문에 '반성과 교훈'을 계승할 필요가 있다고 호소한 것이라고 해설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이시바 총리가 추도식 직전까지 추도사를 퇴고한 끝에 '반성과 교훈'이라는 문구를 넣었다면서 독자 색채를 나타낸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아사히도 이시바 총리에게는 전쟁을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반성이 필요하다는 강한 집념이 있었다면서 반성 언급이 집권 자민당 보수파 등의 반발을 부를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이시바 총리는 전날 밤 기자들과 만나 반성을 언급한 이유에 대해 "반성한 다음에 교훈이 있다"며 "전쟁을 다시 하지 않으려면 반성과 교훈을 가슴에 새길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사진=EPA연합뉴스

그는 자민당 내 보수파 반발 등을 우려해 역대 총리들이 1995년부터 10년 간격으로 패전일 무렵 발표했던 담화는 내지 않았다.

그러나 각의(국무회의)를 거쳐야 하는 담화 대신 독자 견해를 담은 개인 차원의 전후 80년 메시지를 발표하는 방안은 여전히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시바 총리는 전날 메시지 표명 시기와 내용에 대해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면서도 "지금까지 축적된 총리 담화를 고려하며 적절히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쟁의 기억이 사라지지 않도록 하고 전쟁을 다시 하지 않는다는 관점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시바 총리는 이처럼 메시지 발표에 대한 의욕을 굽히지 않고 있지만, 지난달 참의원(상원) 선거 패배로 퇴진 압박에 직면한 상황에서 메시지를 내면 당내 보수파 반발과 결집을 초래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보수 성향 고바야시 다카유키 의원은 전날 "전후 70년 담화가 전부이고, 더 이상 다음 세대에 사죄하게 하는 숙명을 지워서는 안 된다"며 이시바 총리를 견제했다.

요미우리는 이시바 총리가 미국과 관세 협상에 매달린 탓에 패전일에 메시지를 내지 못했지만, 일본이 항복문서에 조인한 내달 2일에 발표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80년 담화 발표를 보류한 배경에는 '사죄 외교에 마침표를 찍었다'고 평가받는 전후 70년 담화를 수정하는 데 대한 당내 강한 우려가 있었다"며 이시바 총리가 '총리 끌어내리기' 움직임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정세를 지켜보며 메시지 발표 여부를 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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