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에너지 구매 등을 통해 대미 무역흑자를 축소하기로 약속한 베트남이 미국산 원유 수입을 시작했다.
14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베트남 기업 빈선 정유·석유화학은 11월 인도분 미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100만 배럴을 사들였다고 소식통이 전했다.

이는 베트남의 올해 첫 미국산 원유 구매다. 원자재 정보업체 케이플러 데이터에 따르면 베트남이 가장 최근 미국산 원유를 수입한 것은 지난해 12월이었다.
이 회사는 스위스의 다국적 원자재 거래기업 머큐리아로부터 원유를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베트남은 그간 주로 쿠웨이트, 브루나이, 리비아 등지에서 원유를 도입해왔다.
하지만 올해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로부터 46% 고율 관세 예고를 받은 뒤 무역 협상을 하면서 미국산 원유·액화천연가스(LNG) 등 에너지 수입을 크게 늘리겠다는 방안을 미국 측에 내놓았다.
베트남의 지난해 대미 상품 무역흑자는 역대 최대인 1천235억 달러(약 171조원)를 기록, 중국·멕시코에 이어 3번째로 컸다.
베트남은 또 미국산 농산물과 보잉사 항공기 수입도 크게 늘리는 등의 방안을 제시했다.
그 결과 지난달 초순 미국은 베트남산 상품에 20%의 국가별 수입 관세(상호관세)를 부과하고 베트남은 미국산 상품에 대한 관세를 0%로 낮추는 등의 조건으로 무역 협상을 타결했다.
다만 그 이후 태국·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필리핀·캄보디아 등 다수 동남아 국가는 베트남보다 1%포인트 낮은 19%의 상호관세 부과 조건으로 관세 협상을 마무리했다.
이에 따라 베트남은 향후 대미 관세 측면에서 주변 경쟁국들과 비슷하거나 살짝 불리한 위치가 됐다.
<연합>연합>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