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라니아 “완전한 거짓이자 폄훼, 명예훼손”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 현 대통령과 조 바이든 전 대통령 집안 사이에 천문학적 액수의 소송전이 벌어질 조짐이다. 갈등의 중심에는 트럼프의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55) 여사와 바이든의 차남 헌터 바이든(55)이 있다. 두 사람은 공교롭게도 1970년생 동갑내기다.
13일(현지시간)) BBC 방송에 따르면 멜라니아는 변호인을 통해 헌터가 “멜라니아에게 트럼프를 소개한 인물이 제프리 엡스타인”이란 주장을 철회하고 사과하지 않으면 10억달러(약 1조4000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엡스타인(1953∼2019)은 미국의 금융업자이자 억만장자로 아동 성범죄 혐의가 드러나 교도소에 수감돼 있는 도중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는 영국 국왕 찰스 3세의 동생인 앤드루 왕자를 비롯한 국제사회 명사들을 자신의 별장으로 초대해 미성년 여성과의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헌터가 멜라니아와 엡스타인 관련 의혹을 제기한 것은 이달 초의 일이다. 앞서 트럼프는 대선 후보 시절 “대통령에 복귀하면 엡스타인 사건에 관한 모든 기록을 낱낱이 공개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법무부와 산하 연방수사국(FBI)은 지난 7월 엡스타인의 범죄와 관련해 이른바 ‘성매매 고객’ 명단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과거 엡스타인과 절친했던 트럼프를 보호하기 위한 측근들의 술수”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헌터는 모 영화 제작자와의 인터뷰에서 바로 이 점을 거론하며 “트럼프가 엡스타인의 고객이었기 때문에 정부가 엡스타인 사건 관련 문건을 비공개로 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엡스타인이 트럼프에게 멜라니아를 소개했다”는 취지의 주장을 폈다.
멜라니아는 동유럽 발칸 반도의 슬로베니아 출신이다. 미국 뉴욕에서 패션 모델로 일하다가 1998년 트럼프와 처음 만났으며 이듬해인 1999년부터 교제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05년 트럼프와 결혼해 올해 1월 혼인 20주년을 맞았다. 멜라니아 변호인단은 “헌터가 인터뷰에서 인용한 기사는 거짓이자 명예훼손으로 판명돼 결국 삭제됐다”며 “이 일은 멜라니아의 평판에 큰 해악을 끼쳤다”고 주장했다. BBC는 “현재로서는 엡스타인이 트럼프와 멜라니아를 서로 소개시켜줬다는 증거는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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