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군사 규격 아닌 서방 규격
포탄 판매 등 시장 확대 기대

베트남에 국산 자주포 K-9을 수출하는 계약이 성사됐다. 베트남은 한국을 포함해 세계 11번째 ‘K9 유저 클럽’ 국가가 됐다. 공산권 국가에 K-9이 처음 판매되면서 K방산의 해외 진출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4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생산하는 K-9 자주포 20문을 2억5000만달러(약 3500억원)에 정부 간(G2G) 거래로 베트남에 공급하는 계약이 체결됐다. 정부 간 거래에는 베트남 정부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산하 방산물자교역지원센터가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K-9이 정부 간 거래 방식으로 수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베트남 수출을 통해 세계 자주포 시장의 절반 가까이를 점유하는 베스트셀러인 K-9이 동남아시아에 처음 진출하는 계기가 됐다. 기존 구매국은 유럽과 인도, 호주 등에 집중돼 있었다. 중국의 압박에 맞서 군비를 늘리는 동남아시아에 K-9이 진출함으로써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데 필요한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공산권 국가로 옛소련 무기를 주로 쓰는 베트남에 국산 무기가 수출된 첫 사례이기도 하다. 한국군과 해외 고객에게 공급된 K-9은 155㎜포를 사용하는데, 베트남 포병은 러시아 규격에 맞는 152㎜ 화포를 운용한다. 이번 수출에선 한국군이 쓰는 것과 동일한 기종으로 계약이 이뤄졌다. K-9과 더불어 포탄도 함께 판매된다.
러시아 군사 규격을 사용하는 공산권 국가에 서방 규격이 적용된 K방산 제품 활용이 본격화되면 K방산 시장은 더욱 확대될 수 있다. K-9 제작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측도 이 같은 점에 주목, 베트남을 대상으로 꾸준히 활동을 지속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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