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올해 상반기 애플과 테슬라 주식을 대량으로 저가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등으로 주가가 급락한 빅테크주들이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지난 8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6월 말 기준 미국 534개 상장종목에 투자 중이며, 보유 주식의 가치는 1158억3000만달러(약 161조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 550종목보다 종류는 다소 줄었지만 액면가치는 반년 사이 9.62%(101억6000만달러·약 14조1000억원) 증가했다.
국민연금 보유 주식 중 지난 반년 사이 평가액이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종목은 MS다. 작년 말 기준 55억3017만달러였던 평가액은 올해 2분기 말 67억9693만달러로 22.9%(12억6675만달러) 증가했다. 같은 기간 국민연금의 MS 주식 보유량은 1312만주에서 1366만주로 4.1% 늘었다.
반면, 평가액이 가장 크게 줄어든 종목은 애플이었다. 국민연금이 보유한 애플 주식의 평가액은 작년 말 67억8498만달러에서 올해 2분기 말 기준 59억1176만달러로 12.9%(8억7322만달러) 감소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외에서 생산된 아이폰 등 애플 제품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는 등 관세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애플 주가가 급락한 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국민연금은 이 기간 애플 보유 주식수를 2709만주에서 2881만주로 6.3% 늘렸다. 이와 함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와 트럼프 대통령 간 갈등 등 영향으로 주가가 하락한 테슬라도 보유 주식수가 517만주에서 552만주로 6.8% 증가했다. 주가 급락을 저가 매수의 기회로 삼은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연금의 미국주식 포트폴리오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종목은 엔비디아(7.0%·73억5210만달러)로 나타났다. 이어 MS(6.4%·67억9693만달러), 애플(5.6%·59억1176만달러), 인베스코 상장지수펀드(ETF) 트러스트Ⅱ(4.2%·43억9188만달러)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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